TV홈쇼핑 상위 4개사가 올해는 모두 취급고 2조원을 돌파하는 ‘쿼드러플 더블(quadruple double)’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 1995년 국내 첫 홈쇼핑 방송 이후 16년 만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GS샵·CJ오쇼핑·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4개사의 취급고는 각각 2조원을 넘어 총 9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을 시작했던 1995년 한국홈쇼핑(현 GS샵)·39쇼핑(현 CJ오쇼핑) 2개사 취급고 합계가 34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문학적 성장률이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각각 한 자릿수 성장과 마이너스 성장으로 한때 시장포화 전망이 나왔던 것과 대비된다. 업체별로 배송기간을 단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민의 소비패턴 변화를 이끌어낸 덕분이다. 특히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순항 중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통상 기온이 올라가면 야외활동 시간이 늘면서 비수기에 접어들지만, 올해 2분기 홈쇼핑 업체들의 매출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GS샵·CJ오쇼핑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취급고가 각각 12%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교적 후발주자인 현대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2분기 4597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는 5510억원으로 급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20%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한 셈이다. 특히 인터넷 부문 매출이 연간 25%가량 신장하며 취급고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2007년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며 후발주자로 나선 롯데홈쇼핑도 올해 취급고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취급액 1조3249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은 이후 2년 만에 다시 2조원의 벽을 뛰어넘게 됐다.
반면에 최근의 매출 신장이 인터넷 부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익률은 과거와 달리 하향세라는 한계도 있다. TV 방송에서 판매되는 제품 이윤이 최저 7%대 이상지만 인터넷 상품은 2~3%에 불과하다. TV홈쇼핑이 6개사 과점 체제인 것과 달리, 인터넷 쇼핑몰은 오픈마켓·종합온라인쇼핑몰 등 수많은 업체가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홈쇼핑 업체들의 취급고 성장률은 인터넷 부문이 크게 늘면서 15%대를 넘나들었지만 영업이익은 후퇴하거나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부문 매출이 높아질 경우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한동안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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