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바젤Ⅱ시행과 신산업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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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우리나라 은행권에도 바젤Ⅱ(신BIS협약)가 도입됐다. 모든 기업에 대해 신용위험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바젤Ⅰ(BIS협약)에 비해 바젤Ⅱ는 은행이 대출한 기업의 신용도가 좋으면 자기자본 적립비율을 적게, 나쁘면 많게 적립하도록 차등화한 것이 큰 특징이다.

 지난 십수년 간 국내 중소기업 대출은 대기업 대출보다 높은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바젤Ⅱ를 도입한 2010년도 중소기업 대출은 대기업 대출에 추월당했을 뿐만 아니라 전년도 대비 2조5000억원이 감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5조2000억원 증가분을 제외하고 나면 시중은행의 중소기업에 대출액은 무려 7조70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바젤Ⅱ 도입의 목적이 은행의 자산건전성 제고인 만큼 은행에서 우량자산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올해를 금융계 재편의 원년으로 인식하고, 대기업 위주의 우량자산 확보 대출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당장 우량기업만 찾을 것이 아니라 좀 더 긴 시간과 안목을 가지고 가능성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규모를 안정적으로 확대 유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경쟁이 심화될수록 문화콘텐츠,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중소기업의 대출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바젤Ⅱ가 시행된 지 어느덧 1년 6개월이 되었다. 이제는 은행권 스스로 ‘바이오대출상품’ 처럼 특화대출 상품을 출시해 신산업금융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그래야 대출경쟁이 완화돼 수익성을 올릴 수 있고, 기술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들의 금융시장 접근성도 높아질 것이다.

 은행권이 신산업금융을 적극 도입해 우리의 산업이 고부가가치 위주의 산업구조로 발전하는 데 일조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병근 중소기업청 경영지원국장 bkkim@smb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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