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말 450여명의 직원이 근무했던 주성엔지니어링은 태양광 장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발광다이오드(LED) 장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지난 1분기 근무인력이 730여명으로 1년 새 300명 가까이 늘었다. 그럼에도 일부 베테랑 인력들이 대기업으로 이직하고 사업 확대에 비해 인력 수급은 기대처럼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항상 인력 부족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성뿐만 아니라 전 장비업계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장비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인력 수급은 기대처럼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는 만성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장비업체 한 사장은 “최근 인력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며 “인력난 때문에 사업 확대 기회가 있음에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매년 장비 업계는 1000명 안팎의 신규 수요가 발생하고 있지만 적합한 인력이 부족해 채용 인력은 200~4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를 대상으로 신규 인력 수요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규 인력 수요는 오는 2015년까지 해마다 평균 1200여명씩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반도체 장비 업계 전체 인력은 8942명이었으며 올해는 신규 인력 970명이 늘어난 991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는 2015년에는 1만4869명으로 전체 인력이 확대되면서 매년 신규 인력 증가수가 1100~1300여명이 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업계가 신규 인력을 충원한 규모는 연간 평균 200~400명에 불과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업계 전체가 신규 인력을 한 명도 충원하지 않은 해도 있을 정도로 매년 편차가 심하다”며 “현장에 맞는 인력을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인력수급 구조가 취약한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공정 개발과 해외 마케팅을 위한 고급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 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학에서 장비에 대한 전공이나 학과목이 마련돼 있지 않아 졸업생 확보가 어렵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신규 인력을 채용해 2~3년을 교육시켜야 겨우 제 역할을 할 정도인데 지난해 대기업이 경력사원을 대거 뽑아가면서 인력난이 더 가중됐다”며 “새로운 공정에 대비해 계속 기술 개발과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데 현재로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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