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일할 때인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포기한 김기훈 전남문화산업진흥원장 소식으로 지역 문화산업계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임상규 순천대 총장의 자살소식이 전해진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난 김 원장의 안타까운 희생에 지역 문화산업계 전체가 ‘눈물로’ 애도했다.
김 원장은 초대 원장에 취임하면서 의욕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임도 확실시 됐다. 하지만 그의 자살로 진흥원의 진로는 안갯속에 빠졌다.
김 원장이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문화계에서는 연고가 없는 젊은 기관장에 대한 텃새가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이 고향인 그가 문화콘텐츠진흥원 팀장으로 재직하다 전남문화산업진흥원장으로 부임한 나이가 44세였다. 대다수 기관장이 50~60대 인것을 감안할 때 그의 나이는 ‘막내 동생뻘’이었다.
그는 올 초 기자를 만났을 때 “부임 초기 지역정서와 문화를 잘 알지못해 ‘버릇 없다’는 오해를 많이 들었다.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나이어린 기관장’이라는 타이틀에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20명도 채 안되는 조직이었지만 연임 최종 결정을 앞두고 그를 둘러싼 투서도 잇따랐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의혹제기 형태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도덕성을 요구하는 기관장 자리에서 보면 견딜 수 없는 모욕이었을 것이다.
전남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부족하고 관련 기업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진흥원은 문화콘텐츠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개발하기 위해 달려왔다. 어렵게 쌓아 올린 문화산업의 기틀이 이번 사태로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문화산업이 한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부 세계에 문을 열어놓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지역 출신이 아니더라도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인재라면 서로가 애정을 쏟아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는 결국 우물 안 하늘 밖에 볼 수 없다. 진흥원이 아픔을 딛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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