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상황과 달리 ‘나홀로’ 성장 행진을 기록하는 강소기업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업황이 악화되는 카메라모듈·커넥터·모바일 입력장치 분야에서 엠씨넥스·씨엔플러스·크루셜텍 3사는 기술 경쟁력 강화, 거래처 다변화 등에 성공하며 차별화된 성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사들이 올해 상반기 전년 수준 이하의 매출을 기록한 것에 반해 이들 기업들은 5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불황 속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이들 기업의 공통점을 중심으로 분석해봤다.
◇불황에 강한 CEO의 리더십=민동욱 엠씨넥스 사장, 한무근 씨엔플러스 사장, 안건준 크루셜텍 사장 세 사람 모두 ‘벤처 거품’이 꺼진 후인 2000년대 초에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 때부터 수 차례의 큰 불황을 겪었기 때문에 창업 멤버 모두가 ‘위기관리’를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특히 CEO는 부족한 자원과 자본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호황기에 강한 회사는 많지만, 불황에 강한 회사는 드물다. 처음 불황을 겪은 직원들은 사기 저하로 쉽게 패배주의에 젖어든다. 이 때 CEO는 명확한 비전 제시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세 회사는 업황이 다소 꺾인 지난해 하반기에도 움츠리지 않고 신시장 진출과 고객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사업 확보=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사업부문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세 회사의 공통점이다. 엠씨넥스는 2000년대 중반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 시장에 진출해 국내 1위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동차 전장 부문이다. 씨엔플러스는 비슷한 규모의 국내 경쟁사들이 가전 등 범용 제품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디스플레이·광저장장치(ODD) 등 초소형 제품이 핵심이다. 일본 시장에 역수출해 일본의 옴론·엘코 등 거대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크루셜텍은 옵티컬트랙패드(OTP)로 모바일 입력장치 시장에서 트랙볼을 밀어내고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터치 및 키패드 업체와 경쟁하고 있지만, 시장 트렌드에 맞춰 OTP와 터치 기능을 통합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
◇일찍이 고객 다변화에 성공=대부분의 국내 부품업체들이 삼성·LG 등 특정 세트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엠씨넥스·씨엔플러스·크루셜텍은 국내외 여러 기업과 거래하고 있다.
특정 세트 업체 의존도가 높은 부품업체는 전방산업의 변화에 극도로 민감하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이 부진하면서 관련 협력사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엠씨넥스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중국·일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모바일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동차 전장용 시장에 일찍 진출해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씨엔플러스도 일본 매출이 35% 수준에 달한다. 크루셜텍은 RIM·삼성전자·HTC·소니에릭슨 등 대부분의 휴대폰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국내 부품업체들이 가장 취약한 곳이 고객 다변화 부문일 것”이라며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선택조건이 아닌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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