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애플 노동조합’ 설립에 나섰다. 이는 직원들의 충성심이 그 어느 기업보다 높다는 애플의 명성과 대조적인 행보다. 게다가 실리콘밸리 IT기업에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 주목된다.
13일 로이터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애플 스토어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직원을 중심으로 애플 노동조합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코리 몰이라는 직원은 지난 5월 19일 익명으로 ‘애플 스토어 노동조합’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날은 애플 매장 설립 10주년이었다. 트위터, 페이스북에도 노조 설립과 관련한 페이지가 생겼다.
코리 몰은 “노동조합 설립의 가장 핵심은 확실한 보상과 임금 체계”라며 “노조 설립을 보다 공론화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도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몰은 4년 동안 애플 매장에서 시간당 14달러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2011년 샌프란시스코 법정 최저임금은 9.92달러다. 애플 매장 보수가 최저 임금보다는 높지만 정규 기술직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주장이다. 애플 매장은 전 세계에 325개가 있으며 직원은 3만명이다.
몰은 “32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에서 노조를 설립하는 것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같다”며 “아직까지 어떤 액션을 취할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바라는 것은 애플 직원들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만족할만한 환경을 얻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직원들의 참여율은 높지 않지만 그는 이메일을 통해 ‘비공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매장 직원들간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임금 노동자 가운데 노조 참여율은 1983년 20.1%에서 2010년에는 11.9%로 떨어졌다. 그나마 트럭 운전이나 자동차 산업 등에서 노조가 활동을 하고 있고, IT를 중심으로 한 실리콘 밸리에서는 노조 활동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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