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장도수 한국남동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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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기업도 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남동발전은 공기업의 변화 가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향후 국내 모든 공기업의 혁신 과정에서 남동발전은 롤모델이 될 것입니다.”

 장도수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혁신’이란 단어를 빼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인물이다. 삼성코닝정밀소재 디스플레이 제조본부장을 지내고 2008년 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그가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도 바로 ‘혁신’이었다.

 취임 당시 남동발전은 1395억원이라는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경영여건이 좋지 못했다. 이에 장 사장은 △원가 혁신 △현장 혁신 △프로세스 혁신의 3대 경영혁신 전략을 중심으로 공기업 최초로 소사장제를 도입하는가 하면 설비운전 강화운동, 가치경영, 눈으로 보는 관리, 실행 중심의 혁신활동 체계와 같은 선진 경영기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남동발전은 다음해인 2009년 2116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반전을 일궈냈다. 지난해에는 1인당 부가가치·당기순이익·발전량 등 여러 부문에서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두고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대통령표창 설비관리상을 수상했고 금탑산업훈장의 영예도 안았다. 대규모 적자에 빠진 공기업을 불과 2년만에 가장 각광받는 공기업으로 탈바꿈 시킨 것.

 장 사장은 ‘조직원의 인식변화’ ‘비전공유’ ‘변화의 속도조절’이 공기업 혁신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경쟁과 성장 중심의 민간기업과 달리 공기업은 공익성과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방어적 전략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공기업도 파산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책임과 도전정신으로 신사업도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리더와 조직원이 함께하는 속도조절입니다.”

 이제 그 혁신의 화살은 바다건너 해외를 겨냥하고 있다. 미래 10년 비전으로 해외사업을 꼽은 장 사장은 ‘글로벌 파워 리더’를 목표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조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특히 전력산업구조개편 직후 민영화 대상 회사 선정으로 그동안 해외시장 진출이 봉쇄돼 실적이 없었던 만큼 의지는 강력하다.

 현재 남동발전이 진행 중인 해외사업은 자원개발 2건, 시운전용역 2건, 신재생에너지사업 3건, 발전사업 8건 등 총 15건. 해외사업을 시작한지 3년차가 되는 올해는 더 많은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목표는 2020년 해외 매출 1조원, 유연탄 자주개발률 50% 달성이다.

 이미 바레인과 인도 발전소 시운전사업에 기술진을 파견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한국전력공사와 인도네시아 및 호주 광산 지분을 인수해 362만톤의 유연탄 우선구매권을 확보했다. 불가리아에서는 42㎿에 이르는 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불가리아 인접국가인 마케도니아를 100㎿ 풍력발전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 사장은 올해를 남동발전의 위기이자 기회의 해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되면서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장 사장은 “이제 국내 유수의 공기업과 어깨를 견주며 남동발전의 우수성을 더욱 넓히고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합심해야 한다”며 “설비의 신뢰도 향상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개발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사업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확대 사업을 통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하고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공급의무 목표량 달성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불가리아를 거점으로 동유럽 지역을 집중 공략해 140㎿의 바이오·풍력·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신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풍력발전이다. 풍력발전은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우수하고 단기적으로는 육상풍력, 장기적으로는 해상풍력으로 대규모 설비개발이 가능해 RPS 목표달성에 가장 적합한 신재생에너지라는 게 장 사장의 견해다.

 장 사장은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개발 후보지가 적지만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제휴를 통해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자원조사와 개발 검토 중인 풍력사업은 육상풍력 365㎿, 해상풍력 660㎿에 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남동발전은 국책과제로 추진하는 ‘국산풍력 상용화단지 조성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영흥화력에 22㎿급 국산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등 국내 풍력발전 산업의 새로운 시장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규모 개발 잠재량을 가진 서남해 해역의 조류발전 단지를 외국기업과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하고 있으며 분당복합발전소에는 국내 최초로 계통연계형 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장 사장은 국내 전력산업의 성장 요건으로 △전기요금 현실화 △기저발전 비율 상향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정부 지원을 꼽았다.

 전기요금은 그동안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요금이 책정돼 온 만큼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낮은 전기요금으로 인해 다른 에너지원과의 상대적 가격 왜곡은 비효율적인 에너지소비를 초래하고 있는 만큼 현실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기저발전 비율 상향에 대해서는 원자력발전의 확대 운영을 강조했다. 장 사장은 “기저발전의 최적 전원 구성 비율은 80%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56%에 그쳤다”며 “자원이 없는 만큼 원자력 발전 정책을 유지하고 저공해 석탄화력도 확대해 전력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정부 지원을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가 국가 기간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력생산 가격이 화력발전과 동등해지는 ‘그리드패리티’까지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만큼 정책적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장 사장은 하나의 지원 방법으로 막대한 초기투자를 위한 장기저리 융자 지원 등을 제시했다.

 남동발전은 2020년 매출 9조원 이상, 설비용량 1만5000㎿,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 12%의 종합에너지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에 초석이 될 10대 중점기술 확보를 위해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 중이다.

 또 국내에서 축적한 발전건설과 운영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발전소 건설·운영 및 자원개발 등 전략적 해외사업 진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해외신사업 매출액 55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국내 환경기준 준수에 그치지 않고 관련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매출 8000억원, 해외 매출 4500억원 규모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장 사장은 “그동안 공기업 입장에서 신사업과 해외 진출은 비용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가 됐다”며 “앞으로도 도전적인 신사업 발굴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공기업 혁신의 최일선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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