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즈가 완치된 사나이 - 전 세계 세계 최초로 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이하 에이즈)에서 완치된 티모시 레이 브라운(45,사진)이 해외 언론에 지면을 장식했다. 지난 달 16일 샌프란시스코의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자신의 애완견 잭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실린 그의 사연은 ‘에이즈 완전치료’라는 수식어만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1995년 HIV 양성 판정을 받은 브라운은 2007년 독일 베를린에서 백혈병 치료 목적으로 말초혈액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그리고 3년 뒤 혈액검사에서 백혈병뿐만 아니라 에이즈 바이러스가 기적적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백인종의 1%만이 보유한 희귀 면역 유전자를 이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인터뷰에서 “이번 사례는 아직은 일반화될 수 없으며, 더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2500만 에이즈 들의 희망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과학과 의술의 발달은 지난 30년 동안 ‘신이 내린 벌’이라고 불리던 에이즈를 마치 당뇨병처럼 ‘관리’가 가능토록 바꿔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 에이즈의 시작 - 1981년 6월 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남성 동성애자 5명에게서 이전에 보고된 바 없는 폐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환자들은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몸엔 붉은 반점이 생겼고 의사들이 채 손을 써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다. 이 병이 바로 에이즈였다. 2011년 6월 5일은 에이즈 발견 30주년이다.
유엔 유엔에이즈기구(UNAIDS)은 지난 3일 에이즈 30주년을 맞아 공개한 자료에서 “1981년 에이즈 발병 사례가 처음 보고된 이후 약 3000만 명이 사망했고, 현재 감염자 수는 340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군에서 에이즈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의 수는 작년 말 현재 660만 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22배나 늘었다. 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존 기간 연장을 위한 치료를 받고 있는 에이즈 감염자는 140만 명에 달하며,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처방받은 어린이는 약 42만 명이다. 관계자는 “HIV 감염의 약 96%는 성관계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교육과 예방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초반 의학계에 에이즈가 불치의 전염병으로 보고되었을 때, 이 질병은 세간에서는 흔히 성병의 일종으로 잘못 알려졌다. 물론 에이즈의 감염은 주로 혈액이나 정액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문란한 성생활을 하거나 주사기를 사용하는 마약중독자들이 에이즈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통계상으로도 대부분의 에이즈 환자들이 이런 문제로 감염된다. ‘20세기 흑사병’ ‘타락한 인류를 향한 조물주의 저주’라고 불리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에이즈는 이렇게 시작됐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HIV라고 불린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인체 면역기능을 상실하면서 온갖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대단히 높아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HIV 감염 외에 다른 질병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 에이즈 바이러스가 번지기 시작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침팬지에서 발견되는 SIV에서 HIV가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치명적인 폐렴 환자 5명을 보고할 때에도 남성 동성애자들이었다.
# 에이즈는 정복될 수 있을까 - 중앙 및 서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에는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에이즈에 감염되어 있다는 통계가 있다. 특히 짐바브웨와 보츠와나는 충격적이게도 25%에 달하기도 한다. 비단 이 지역 뿐만 아니라 에이즈는 전 세계 국가의 공통된 고민이 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경우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남미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의 경우 25% 미만으로 더디다. 또 동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는 오히려 증가세다.
그러나 최근 외신들은 에이즈가 완치는 어렵지만 당뇨나 고혈압처럼 다스릴 수 있는 질병이 됐다고 전했다. 유엔에이즈기구(UNAIDS) 자료에 따르면 에이즈 발병률은 최근 몇 년 동안 25%나 하락했다.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 수도 2005년 210만 명에서 2009년엔 180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 중 약 500만명은 에이즈에 걸렸지만 백신과 치료로 병을 관리하며 예상 사망시기를 훨씬 넘어 살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이즈 신규 감염자 수가 2009년 250만 명에서 2015년에는 1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에이즈가 창궐 30년 만에 `만성질환` 수준으로 극복 가능해진 것은 백신을 개발한 과학과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승리”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 후반 획기적인 치료 약물이 동시에 시장에 쏟아졌고, 동성애자 인권운동가들은 이에 발맞춰 값비싼 백신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성과를 거둔 까닭이다. 2010년 유엔은 개발도상국 에이즈 치료에 160억 달러를 투자했다. 미 국립보건원(NIH)의 에이즈 전문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에이즈는 이제 조기 발견 시 전염률을 96%까지 줄일 수 있다”며 완전 정복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관련글
http://www.cbc.ca/news/health/story/2011/06/03/hiv-aids-anniversary.html
http://www.bloomberg.com/news/2011-06-03/after-30-years-of-aids-push-harder-for-hiv-prevention-view.html
http://today.msnbc.msn.com/id/43272554/ns/health-aids/
http://www.google.com/hostednews/canadianpress/article/ALeqM5iRWDXeAPKUpVqVpCja-qf0RMPROA?docId=7047081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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