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사용 암발병…"이렇게 쓰면 문제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난달 31일 휴대전화의 암 유발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서면서 휴대전화 전자파의 위해성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당장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 대표조직인 이동통신산업협회(CTIA)는 WHO의 발표가 있자마자 "이번 조사 결과가 편견과 오류가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며 비난 성명을 냈다.

하지만 WHO가 휴대전화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WHO는 전자파를 줄이기 위한 휴대전화 사용법을 권장하는 `휴대전화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바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가능하면 어린이들은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것 ▲가능하면 휴대전화를 몸 가까이 두지 말 것 ▲장시간 통화할 때는 유선전화를 이용할 것 ▲전자파 방출이 적은 휴대전화를 골라 사용할 것 ▲웬만하면 문자메시지를 활용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WHO의 이번 경고가 휴대전화와 뇌종양 발생의 구체적인 연관성과 과학적 메커니즘이 규명됐기 때문에 나온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단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볼 때 이런 개연성이 의심되는 만큼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경고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공두식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휴대전화와 암 발생의 연관성은 과거 2000년부터 꾸준히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상호 연관성에 대한 결론은 명확지 않다"면서 "이번 발표도 과거 논문에서 언급됐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전자파가 뇌종양 발병률을 높인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임신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임신부에게서 출산한 아이가 주의력 결핍이나 과민성 행동 장애를 보이고, 7세 이전의 아이가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심신 장애가 생길 확률이 80%까지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에서는 휴대전화에 `과도한 사용에 따른 건강 위험`이라는 경고문을 넣어 판매하고 있을 정도다.

공 교수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는 기존 가이드라인처럼 너무 오랜 통화는 가급적 삼가고, 약간 떨어져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지금으로서는 WHO 가이드라인과 같은 사용법을 준수하는 게 유일하게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양대학교병원 산업의학과 김윤신 교수는 "전자파 피해가 우려되는 제품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 두통, 어지럼증, 이명 등의 가벼운 증상뿐 아니라 뇌종양이나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특히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안테나와 본체의 연결부에서 집중적으로 방출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는 머리에 바짝 대지 않고 이어폰이나 핸즈프리를 사용해 10분 이내로 통화하는 게 좋다"면서 "특히 외출 시에는 옷 주머니보다 가방 안에 넣어 다니고, 잠잘 때도 멀리 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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