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지역에 새로운 일자리 문화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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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일자리를 되찾아 주는 것 뿐이다.’

 로마인 이야기의 한 구절이다. 개인에게 일자리란 생계수단을 넘어 평생학습과 자아실현의 장이다. 과거 한국 경제가 고도 성장하던 시기에 산업단지의 확장과 더불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폭넓은 취업기회를 통해 두터운 중산층이 형성될 수 있었다.

 일자리가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전체 복지를 위한 최고의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정부가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런데, 최근 청년 일자리 문제를 관심있게 들여다 보면, 지방의 청년들이 일자리와 관련해 겪는 고민과 불안감이 무척이나 크다.

 지방대학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졸업생 중에서 해당 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한 학생 수는 10%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부는 취업정보 제공, 인력 재훈련 등 고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 왔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청년들이 우리 경제의 거점공간인 산업단지로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조성, 즉 산업단지 복합기능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산업단지에 복지·편익 시설을 확충함과 동시에 QWL 캠퍼스를 유치함으로써 4만달러 시대에 맞는 일터인 ‘일하며 배우는 문화복합공간’을 창출해 나가자는 것이다.

 반듯한 일터를 청년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정부는 구직자와 기업이 끊임없는 스킨십으로 상호간 호감을 형성하고 눈높이와 역량을 맞출 수 있도록 ‘대학생-기업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 중이다.

 우선, 지역 대학생이 우수 지역기업의 협조하에 업무 현장을 직접 탐방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취업 여부를 결정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직접 수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좋은 집을 고르기 위해 사람들은 며칠간 수 차례의 발품을 파는 것이 보통인데, 대부분의 대학생은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내디딜 기업을 제대로 방문해 보지도 못하고 선택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대학생들이 우수 기업들을 방문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그만큼 구직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기업에 대한 탐방이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지역에 정착시킬 계획이다. 전국 18개 테크노파크와 지역대학의 취업센터가 대학생 탐방결과를 활용해 우수기업과 우수인재를 상시적으로 매칭하는 역할을 담당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역 기업과 공동으로 대학에서 취업설명회를 수시 개최하고, 인턴, 산학협력 R&D를 통하여 정보와 인재의 교류가 지역 내에서 자연스럽게 증폭돼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취업센터와 지역기업의 소통을 새로운 지역문화로, 새로운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다.

 우수한 인재가 지역기업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지역기업은 다시 인재를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면 지역에서 청년 취업의 숨통이 한층 트일 것이다.

 호라티우스라는 로마시인이 쓴 시 중에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현재를 잡아라’는 뜻인데,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우리 청년들과 기업들이 ‘대학생-기업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라는 기회를 잡음으로써 현재를 최대한 누리고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김경수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 kksskim@mk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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