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된 그리스 채무조조성 가능성,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 종료이후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더 이상 6월 증시의 악재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외국인의 귀환과 함께 IT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증시전문가들은 내달 증시가 5월 증시처럼 조정 양상을 이어가기보다 박스권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별로는 SK증권과 삼성증권이 코스피지수가 2000∼2200선의 박스권을 띨 것으로 내다봤고, 우리투자증권이 2100∼2250선, 하나대투증권은 6월 이후 3개월간 2050∼2300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증시가 우상향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간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으로 꼽히던 해외 변수도 악재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5월 한 달간 미국의 QE2 조치의 종료와 그리스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 재정위기 전이 우려가 있지만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란 시각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재정위기의 경우 이미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꾸준히 거론되면서 유럽계 자금 이탈의 원인이 됐다”며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유럽 국가의 채무손실은 250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 2조달러의 10분의 1에 그치는 수준이다.
QE2 종료 이후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도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QE2 종료가 미국 연방준비이사회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QE2가 종료 되더라도 안전자산 선호심리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에 불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국내증시에 투입될 유동성 증가의 힘을 고려해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21일(현지시각)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되고 은행권의 랩상품 판매가 초읽기에 들어선 것은 국내 증시의 유동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의 랩신탁 판매는 과거 2005년 은행의 주식형펀드판매가 코스피의 대세 상승을 이끌 둣 다시 한번 유동성 장세로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에너지·자동차·화학업종의 실적 상승 모멘텀은 지속되고 반도체 등 IT주의 시장 주도주 복귀를 예견한 곳이 많았다.
삼성증권은 에너지·자동차·화학·반도체·유통, 하나대투증권은 에너지·화학·자동차·철강·조선, SK증권은 에너지·화학·자동차 외에 반도체 등 IT를 턴어라운드 종목으로 꼽았다.
다만 6월 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가 지나친 하락에 대한 경계라는 점에선 참고할 수 있지만 지수 상승에 대한 특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 그리스 채무조정에 따른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더블딥 우려가 여전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 노출된 우리 증시가 해외 증시의 추세를 거스르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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