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제조사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미래 시장을 두고 상반되는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앱스토어를 보유한 애플의 성공을 쫓아가듯 자사 애플리케이션 장터 ‘삼성앱스’를 통한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반면에 LG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앱을 마음껏 사용하는 것에 중점을 맞춘 ‘열어두기’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30일 이후 출시되는 모든 자사 스마트폰에 삼성앱스를 기본 탑재하기로 했다. 기존에 출시된 단말기 중 기본 탑재되지 않은 SK텔레콤 모델도 삼성모바일닷컴에서 다운로드해 설치할 수 있다. 지금까지 SKT에서 출시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앱스를 이용하려면 ‘T스토어’를 거쳐야 했다.
이동통신사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스마트폰 앱 생태계 구축에 나선 셈이다. 기존 국내 시장에서 애플을 제외한 앱 장터에서 패권을 쥐고 있던 이통사와의 갈등은 삼성앱스의 수익 배분으로 풀었다.
앱이 판매되면 개발자가 70%를 가져가고 남은 30%로 이통사와 삼성전자가 나눠가지는 식이다. 이통사는 삼성앱스의 앱 판매로 ‘앉아서 돈 버는 격’이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선 마케팅과 유지보수 비용을 제하면 사실상 이익이 크지 않다.
삼성전자의 속내는 이 같은 생태계 구축으로 자사 스마트폰의 부가가치를 높여 하드웨어 판매 수익을 높이는 것이다.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애플도 지난해 애플리케이션 장터 매출 2조1000억여원 중 개발사와 이동통신사 몫 외의 수익은 5000억원 안팎. 앱스토어 운영비도 맞추기 힘든 수치다. 하지만 앱스토어 운영으로 인한 아이폰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며 하드웨어 판매에서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에선 이미 120개국의 190여개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끝내고 갤럭시S2 모델부터 삼성앱스를 선탑재하고 있다”며 “애플 앱스토어와 격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삼성앱스에 등록된 앱의 수는 2만여개(국내 4161개)에 불과해 50만을 돌파한 앱스토어나 30만을 넘어선 안드로이드마켓에 크게 모자란 수준이다. 하지만 갤럭시S2의 판매 호조와 함께 다운로드 수가 두 배로 급증하는 등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LG전자는 애플리케이션 장터 구축에 비용을 투자하기보다는 자사 휴대폰 단말기를 이용해 최대한 편리하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별도의 자사 앱 장터 확장 없이 다양한 플랫폼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LG전자의 전략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유통 인프라를 통해 하드웨어 판매고를 높인 ‘아이폰 시대’의 전략이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서 기인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말 아이폰용 앱을 윈도폰7에서도 가동할 수 있도록 변환해주는 개발도구를 발표하고, 대부분의 앱 개발자가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용 앱을 동시에 개발하는 등 앱 장터의 영역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는 추세다.
LG전자 관계자는 “앱 생태계로 승부한 애플 아이폰의 성공요인이 계속 유효할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며 “LG전자 휴대폰 사용자의 앱 이용에 최대한 편리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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