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희망이다]기업가정신 로드쇼 현장을 가다

 지난 24일 동국대 본관 중강당.

 대학생들 사이로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속속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대학생과 고등학생들로 강당이 가득 찼다.

 대학교에서 열리는 행사에 고등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은 입시설명회 외에는 찾기 어렵다. 하지만 이날 열린 행사는 입시설명회가 아닌 ‘기업가정신 & 산학협력 로드쇼’다.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든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은 장차 스타트업 기업을 만들어나갈 예비창업자들이다.

 이번 행사는 기업가 정신과 청년 창업을 고취하기 위해 열렸다.

 동국대 창업지원단과 산학협력 중심대학 육성사업단이 주최하고, 창업진흥원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관했다. 행사에는 임충식 중소기업청 차장과 동국대 경영부총장,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를 비롯해 300여명이 참석했다. 임 차장은 격려사를 통해 “청년 창업에 대한 꿈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가수 출신 사업가 김태욱 ‘실패 두려워마라’=이번 로드쇼의 메인 이벤트인 ‘기업가정신’ 특강에는 김태욱 아이웨딩네트웍스 대표가 강연자로 나섰다. 김 대표는 가수 출신 사업가로 유명하며, 동국대 출신 인기 배우 채시라씨의 남편이기도 하다. IT와 웨딩사업을 접목한 아이웨딩네트웍스를 성공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굿바이셀리’를 론칭하며 창업에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창업경험과 살아온 이야기를 후배 창업자들에게 들려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무엇이든 시도하면 실패해도 그 자체가 무언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가수 김태욱이 활동할 당시를 기억하지 못하는 젊은 대학생과 어린 고등학생들이지만, 선배 기업가로부터 실패를 두려워말고 꿈을 가지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빛을 반짝였다.

 김 대표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성공은 준비된 성공과 그렇지 않은 성공의 두 가지가 있다”며 “준비되지 않은 성공은 독”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벤처역사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수 임재범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그는 “임재범은 1990년대에 이미 헤비메탈계의 대부로 올라섰고, 이후 솔로 활동을 시작해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며 “우리나라 벤처 역사도 마찬가지로, 초창기에 벤처라는 거품에 이른바 성공했다는 기업이 난무했고 이후 숱한 부침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의 준비되지 않은 성공은 결국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 벤처는 어려움을 겪고 나서 휴맥스, 네이버, 안철수연구소 등이 살아남아 존경받는 기업이 됐다”며 “천재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임재범 역시 한동안 우여곡절을 겪고 그 실패를 바탕으로 지금 준비된 성공을 누리고 있으며, 대중들에게 노래를 넘어 감동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경험도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 원인도 모른 채 목소리를 잃을 거라는 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수에게 사형선고와 마찬가지인 통보였지만, 그때 무너졌다면 내 삶은 끝났을 것”이라며 “하지만 성공을 위한 준비 단계라고 생각하며 극복해 냈다”고 말하며 꿈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대학-비즈쿨 협력 등 다양한 행사=기업가 정신 특강에 이어 동국대와 서울지역 비즈쿨 협의회 간의 양해각서(MOU) 교환, 창업골든벨, 실전창업리그 지역예선 시상식, 산학협력 성과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특히 창업선도대학인 동국대와 비즈쿨 협의회 간의 MOU는 창업선도대학과 초중고가 연계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차소영 동국대 창업지원단 매니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창업지원프로그램, 창업교육, 학생지원 프로그램 등을 함께 운영하고, 공동행사 개최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선도대학과 비즈쿨의 협력으로 예비 창업자에 대한 교육을 초중고에서 대학까지 유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협력모델은 동국대를 시작으로 연세대 등 다른 대학으로도 이어질 예정이어서 성과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산학협력 성과전시회도 주목받았다. 3D 영상시스템 등 대학의 우수 인력과 기업이 협력해 만든 성과물들을 선보였다.

 동국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사회 전반의 창업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학생 및 예비 창업자를 적극 발굴해 자발적 창업이 촉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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