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벌써 여덟 번째를 맞이한 대한민국로봇대전이 지난 5월 2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 대회는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이 각광받기 시작할 즈음인 2004년 시작됐다. 당시 로봇인식 제고와 로봇문화 저변확대를 위해 지역의 로봇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인천이 지자체로는 처음 개최한 로봇대회다. 올해는 전국에서 1067개 팀이 참가했다. 8회째를 맞이하는 동안 대회 규모가 커지고 참가선수도 많이 늘었다. 올해는 배틀 부문과 휴머노이드 부문, 주니어 부문 등 3개 부문 10개 종목으로 나눠 로봇 간에 열띤 경연을 펼쳤다. 개막식에는 `깜짝쇼‘도 있었다. 당일까지 비밀에 부쳤는데, 선수 선서식에 처음으로 배우로봇인 `로보데스피안(Robothespian)‘이 선수단 대표 3인과 함께 손을 들어 선서문을 낭독했다. 로봇이 선수선언을 한 것이다. 지난 몇년 간 대회를 개최하면서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도 발견했다. 초기 출전했던 대학생 선수가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출전하기도 하고, 어린시절 출전했던 선수가 어른이 된 후에도 출전하고 있으며, 총각이었던 선수가 결혼 후 자녀와 함께 출전하기도 한다. 승패를 겨루는 경진대회다 보니 특히 어린 선수들이 때로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로봇을 잘 모르는 일반 시민들이 체험 전시장에서 로봇을 만져보며 아기부터 부모,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3대가 똑같은 표정으로 신기해하는 경우도 있다. 어릴 적 대한민국로봇대전에 출전하던 몇몇 선수들은 현재 국내 유명대학의 로봇관련 학과에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관련 기관에 취업하기도 했고, 로봇기업 사장으로 있기도 하다.
전원을 넣고 프로그래밍을 하거나 조정을 해야 움직일 수 있는 아직 단순한 형태의 로봇들이지만 울고, 웃고, 즐거워하고, 모든 세대가 행복해하고 어린이들에게 장차 미래의 꿈과 희망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대회를 마치고 나면 항상 뿌듯하다. 휴머노이드 부문에 출전했던 한 초등하교 선수가 손을 들어 선서문을 낭독했던 로봇을 신기하게 보며 “나중에 크면 꼭 이 로봇보다 더 멋있는 로봇을 만들거야!” 라고 했던 말이 지금도 생각난다. 채기철 인천정보산업진흥원 팀장 gichul@ii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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