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브라질 4세대(4G)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파울로 베르나르도 실바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방송통신장관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해 SKT측 고위 관계자와의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SKT측은 “SK그룹 차원에서 브라질 정부와 광범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통신사업 진출 건은 브라질 정부와 현재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파울로 정통부 장관이 “SK가 4G 이동통신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정부는 2.1GHz 주파수를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해 SKT의 브라질 이통사업 진출 가능성을 높게 했다.
실제 SKT의 단말기 유통을 담당하는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브라질 철광석 업체인 EBX에 7억달러 가량을 투자하는 등 협력 수위를 높여 왔다. SK그룹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도 브라질과 협력을 추진해 왔다. 파울로 장관의 발언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했다가 사실상 실패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미국에서는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사업자(MVNO)인 힐리오를 설립한 이후 2년 만에 사업을 접었으며, 2000년 초부터 중국 시장 진출 포석으로 보유했던 중국 2대 통신회사 차이나유니콤의 지분 3.68%도 2009년 전량 매각했다. 베트남 이통사업자인 에스폰네트워크에도 손을 댔으나 같은 해 사업을 철수했다.
때문에 SK텔레콤의 해외 진출 전략도 투자 부담이 적은 모바일 결제, 유통, 금융 등 컨버전스 사업군으로 한정하고 직접 진출보다는 지분 투자 형식으로 해외 사업을 전환했다.
그러나 브라질 진출로 SKT가 해외사업 전략을 대리점 확대 등 현지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방식으로 회귀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T의 고위 관계자는 “너무 앞질러 보도하지 말아달라”면서 “브라질 정부와 4G 이통사업 관련 협의를 하고 있는 것이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해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임을 피력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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