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이닉스 램버스 승소, 정의의 승리

 하이닉스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특허 항소심서 램버스에 승소했다. 미국 연방고등법원은 “램버스의 소송 증거자료의 파기 행위는 불법”이라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하이닉스는 2009년 1심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금 4억 달러의 지급 의무가 소멸되고 연방고등법원 항소를 위해 맡긴 지급보증서도 돌려받는다. 램버스가 재심리를 요청하거나 상고할 수 있지만 미 사법제도 관례상 이 판결이 다시 다뤄질 가능성은 낮다.

 우리는 2000년 이후 11년간 끈 특허 소송을 하이닉스의 승리로 거의 마무리한 미 연방 고등법원의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 램버스가 자국 업체임에도 불법 행위에 단죄를 내린 점을 특히 주목한다. 특허권을 행사할 때엔 투명성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특허를 무더기로 확보해 압력을 일삼는 이른바 ‘특허괴물’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이 판결의 의미는 매우 크다.

 물론 자국 이기주의를 탈피한 이번 판결엔 램버스에 의해 제소당한 미국 마이크론의 존재도 도움이 됐다. 하이닉스 단독 소송이었다면 이런 판결이 나오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램버스의 ‘아킬레스 건’을 집중 공략한 하이닉스 특허 팀의 끈질긴 노력이 없었다면 승리할 수 없었다.

 같은 사안에서 삼성전자는 램버스와 타협을 했다. 불필요한 소송에 시달리느니 실리를 택하는 것이 낫다는 삼성의 접근 방식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독자 특허도 충분하고 그 과정의 투명성도 확보해 외국 업체의 특허 공세에 전혀 기죽을 이유는 없다. ‘특허괴물’의 압박이 날로 거센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차분히 대응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 이번 판결의 진정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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