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가 북미 지역을 제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제조 라인 확충과 미세공정 확대 등을 통해 반도체 장비 투자를 늘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2년 연속 불황기를 끝내고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장비 부문의 이익은 32%, 재료 부분은 25%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규 장비 시장은 전년 대비 148%가 성장,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390억5400만달러로 장비 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지난 2007년 420억7700만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반도체 장비 투자 규모가 가장 많은 국가는 대만으로 2년 연속 선두자리를 지켰다. 대만 반도체 장비 시장은 2009년 대비 157%가 늘어난 110억1900만달러로 나타났다.
성장세는 한국이 가장 높았다. 2008년과 2009년 연속 3위였던 국내 반도체 장비 투자 규모는 지난해 80억3300만달러로 대폭 늘어나면서 북미와 일본을 뛰어넘어 2위 자리로 올라섰다.
지난 2009년 국내 반도체 장비 투자 비중은 세계 전체 시장에서 16%로 대만 27%, 북미지역 21%에 이어 세 번째였다. 지난해에는 북미지역이 15%로 내려앉은 반면 국내는 21%로 전년 대비 5%포인트가 늘어나면서 큰 격차로 2위에 올랐다.
대만은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하면서 28%로 투자 규모가 여타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에 반해 2008년 24%로 1위로 올랐던 일본은 2009년 14%, 2010년 11% 등 2년 연속 급락세를 보이면서 4위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은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신흥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287%가 성장, 시장 규모가 총 30억6300만달러에 달했다.
한편, 반도체 재료 시장은 지난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세계 반도체 재료 시장은 지난해 430억5500만달러에 달했다. 장비 시장과 달리 재료 분야에서는 일본이 22%로 가장 큰 재료 소비 시장을 유지했다. 이밖에 반도체 재료 소비 시장에서 지난해 대만은 33%의 고속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시장(31%)을 나타낸 국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SEMI 관계자는 “지난해는 반도체산업 전 부문에서 한국과 중국이 제조와 패키징 부문에서 타 지역에 비해 반도체 장비와 재료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와 같은 성장세는 올해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돌렸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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