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원전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나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에 대비해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 가동원전은 리히터 규모 6.5(지반가속도 0.2g), 신형원전(신고리 3·4호기)은 규모 6.9(0.3g) 기준으로 내진설계됐다. 표준형 원전의 주요 구조물과 원자로 냉각재 계통은 실제 내진성능 평가시 규모 7.2(0.4g)의 지진에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전장치로는 부족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모든 원전에 대해 일정 규모(0.18g) 이상의 지진이 감지될 경우 원자로가 자동 정지토록 설비를 개선키로 했다. 또 오는 2014년까지 원자로 정지계통, 잔열제거계통 등 안전정지 유지계통의 내진성능을 재평가해 신형원전 설계지진(0.3g) 수준으로 설비를 보강한다.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대형 해일 발생을 전제로, 추가적인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우선 해일에 대한 안전 여유고가 상대적으로 낮은 고리원전의 해안방벽을 높여 타 원전의 부지높이 수준(10m)으로 증축(고리 원전, 2012년 상반기)키로 했다.
또 비상디젤발전기와 축전지 등 비상전력계통과 주요 냉각계통의 침수 방지를 위해 관련 구조물에 방수문과 방수형 배수펌프를 오는 2014년까지 설치키로 했다.
이 밖에 설계 기준을 초과하는 대형 해일로 원전부지가 침수되고 다수 호기에서 동시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 추가적인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도 마련된다.
침수로 인해 외부전력은 물론이고 비상전력 공급까지 중단되는 상황에 대비, 차량장착 이동형 비상발전기와 축전지를 침수에 안전한 위치에 1대씩 확보키로 했다.
이 밖에 사용후핵연료저장조 냉각계통 기능 상실에 대비해 소방차 등을 이용한 냉각수 보충방안도 올해 안에 마련한다.
이와 관련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한반도가 지질학적 위치 및 구조에서 일본이나 중국 등 보다 강진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리히터 규모 5.4 이상 지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또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최대 5m 높이의 쓰나미도 910년~972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월성·울진 원전 주변에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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