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애플이 사업 4년만에 1위에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매출에서 노키아를 앞섰으나 애플의 위세를 막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했다.
노키아를 시작으로 삼성전자·RIM·애플·LG전자로 이어지는 2010년 초 상위 5개사 중 자리를 지킨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순위가 바뀌었다. 스마트폰 등장에 따라 예고됐던 휴대폰 업계 재편이 이제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10일 니혼게이자이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 1분기 휴대폰 업계 순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요동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지난 1분기 휴대폰 및 휴대폰 관련 부문 매출이 122억9700만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05억 800만달러를 기록, 매출에서 노키아를 처음으로 제쳤으나 애플이 1위로 뛰어오르면서 2위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10년 넘게 선두를 달리던 노키아는 2위 자리조차 지키지 못하고 3위로 주저앉았다. 블랙베리의 주역 RIM이 4위를 차지했고, 기존 중위권 강자들을 차례로 제친 대만 HTC가 빅5에 진입했다. LG전자와 ZTE·모토로라·소니에릭슨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외신들은 휴대폰 업계의 지각변동이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에서 갈렸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아이폰4’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30%나 증가했다. 1분기 전체 순이익도 총 매출의 25%에 이르는 60억 달러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이 휴대폰 사업에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HTC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작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0%와 190%씩 증가했다.
반면에 스마트폰 시장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노키아는 판매 대수 1위를 유지했지만 매출 면에서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LG전자와 소니에릭슨은 매출이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되거나 적자 폭이 커졌다.
한편 삼성전자와 노키아·애플·RIM·HTC·모토로라 등 6개사의 1분기 스마트폰 판매 대수 합계는 작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8414만대다. 6개사 전체 판매 대수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동기보다 13% 포인트 높은 37%로 상승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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