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검찰이 전산망 마비 사태 수사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바로 후속 대책 실행에 착수했다. 이번 사태로 신뢰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농협이 얼마나 빨리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3일 오전 매달 초 진행하는 임직원 대상 정례조회를 통해 “이번 사태로 고객과 직원 모두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최선의 보상을 하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고의 IT보안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우선 2015년까지 IT센터 신축과 최신시스템 설치에 4000억원, 백업 및 재해복구시스템 확대에 930억원, 기타 기반시설 확충에 170억원 등 총 5100억원을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IT·보안 인력도 확충한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SO)를 운용하고, 2012년까지 전문가 특별 채용을 포함해 현재 763명인 IT분야 전문인력을 1000여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IT통합관제센터’ 신설과 IT 직군제도 도입해 IT 인프라에 대한 상시 감시체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사업구조 개편 관련 IT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금융·경제지주, 은행, 보험 등을 포함한 IT시스템 운영 전략도 수립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 중 일부는 사태 발생 이전에 이미 계획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T센터 신축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이며, CSO 임명도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실행이라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당분간은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금번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고의 IT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협은 전산망 장애로 불편을 겪은 고객을 위한 피해보상도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농협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1385건의 피해보상 민원이 접수됐으며, 이 중 1361건은 보상을 완료했다. 남은 24건도 빠른 시일 내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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