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시장에서는 총성 없는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언제부터인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과거 대기업들 위주로 이어지던 사회 환원 움직임은 이제 중소·벤처기업계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어떤 이들은 기업의 당연한 도리라고 말하지만,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소·벤처기업이 번 돈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내놓는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결정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 이 중 어떤 기업은 처음부터 회사의 수익 구조 자체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을 채택하는가 하면 또 다른 기업은 재단을 설립해 적극적으로 주위의 어려운 이웃과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 손을 내밀고 있다.
굳이 금전적인 환원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을 도우려는 기업과 모임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재단 설립으로 사회적 책임 경영 앞장=골프존(대표 김영찬·김원일)은 지난해 ‘골프존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나눔과 배려를 통한 사회적 책임 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재단에서는 석(벼루) 공예가인 노재경 선생 등 문화예술인 후원 사업을 전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골프꿈나무를 발굴해 월 100만~2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하는 한편 골프 특성화 학교를 선정해 우수 학생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가톨릭사회복지회를 통해 사회 시설을 후원하고, 장애영유아 생활시설인 ‘한걸음’에도 후원금을 제공하는 등 사회소외계층 후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민을 위한 문화공연과 도자기 교실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문화를 후원하는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사회 환원형 기업 수익 구조=해피인(대표 심규홍)은 기부형 쇼핑몰 ‘해피인닷컴’ 운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인 종합 쇼핑몰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여기에는 특별함이 있다. 쇼핑몰 이용자들이 쇼핑을 하면서 기부도 할 수 있도록 한 ‘일석이조’의 기분좋은 쇼핑몰이기 때문이다. 해피인은 고객이 지불한 구매금의 일부를 고객이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다. 이렇게 기부된 금액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단체에 전달되고, 연말에는 사용자가 기부 영수증도 받을수 있다. 해피인 측에서 보면 기부금이라는 명목을 만들어 수익금의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사회기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김치유산균 전문기업인 바이오비엘은 최근 300만원 상당의 비타민C 제품과 100만원 상당의 도서를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심규홍 사장은 “쇼핑몰을 혼자만의 꿈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꿈과 희망, 행복을 나누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실리 있고 내실 있는 콘텐츠를 확충하겠다”면서 “앞으로 기업 및 회원들의 참여를 보다 많이 이끌어내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대리운전관련 IT기업인 이엠에스(대표 문명화)는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대리운전을 고객이 이용할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매년 각종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해 오고 있다. 시작한 지 벌써 3년째다. 문 대표는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손님들이 직접 마련한 기부금으로 볼 수 있다”며 “금액이 너무 적어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정성을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활동으로 사회에 환원=조선해양엔지니어링 기업 디섹(대표 기원강)은 ‘디섹 사회봉사단’을 결성해 매달 저소득층, 아동복지시설,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불우이웃돕기와 헌혈, 농촌일손돕기, 폐휴대폰 수거 등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업체인 인터세이브 이갑형 대표는 2007년부터 광주지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범죄피해자들의 자문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또 광주지역 민간봉사단체인 작은사랑동호회에 가입, 불우청소년 장학금 지원 등을 통해 나눔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입주기업 CEO 10여명으로 구성된 DIP봉사단은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대구 남구 이천동의 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바쁜 일정에도 매달 한 차례씩 이곳을 찾고 있는 CEO들은 점심 식사대접은 물론 식사 배달과 설거지까지 몸으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광주테크노파크 입주기업 경영자 60여명으로 구성된 ‘인세오 클럽(Innovation CEO)’은 지난 2006년부터 크고 작은 이웃 사랑을 전개하고 있다. 이 클럽은 매년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기탁,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충남에서는 충남테크노파크 임직원과 CTP경영자협의회(회장 정백운 에버테크노 대표) 및 입주기업협의회(회장 원유석 한백시스템 대표) 등이 나서 불우이웃돕기 행사인 ‘CTP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를 개최했다.
장원철 충남TP원장은 “지난달 모은 물품 2000여점에 대한 수익금 250만원 전액을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했다”며 “이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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