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킹 논란 잠재우는 건 보안 전문가의 입

 ‘정작 판단이 필요할 때엔 없다가, 일이 끝나면 결과만 분석하는 사람’ 전문가를 비아냥거리는 이 말은 그만큼 진짜 전문가를 찾기 힘들며 또 전문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으로 일러준다.

 검찰은 이르면 3일,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서 흘러나온 얘기를 바탕으로 한 언론 기사에 따르면 검찰은 북한 소행으로 잠정 판단했다. 고도로 훈련된 전문 해커를 동원한 ‘사이버 테러’라는 판단이다.

 사실이라면 큰일이다. 북한의 공격에 우리가 무방비로 노출됐음을 확인시켜 주기 때문이다. 디도스 대란을 북한 소행으로 추정하는 상황에서 그간 내놨던 대책들도 ‘헛발질’이었음이 드러난다.

 그런데 검찰이 발표하기도 전에 부정적인 시각이 제법 많다. ‘웬만하면 북한 소행이냐’는 비아냥이 트위터 등을 휩쓴다. 이는 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는 말이지만 우리 권력기관이 얼마나 불신을 받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 발표와 이를 믿지 않는 음모론으로 국론이 분열된 제2의 천안함 논란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언론과 마찬가지로 검찰의 힘은 사실에 기반한 진실에서 나온다. 진실을 밝히는 대도 믿지 않는 국민이 있다면 야속하겠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사실과 판단 근거를 밝히는 게 검찰과 같은 권력기관의 책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전문가다. 어떤 보안 전문가를 통해 얼마나 검증했는지 밝힌다면 아무리 그럴듯한 음모론도 발붙일 곳이 없다. 더욱이 해킹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전문가의 영역에 있다. 이번 검찰 수사결과 발표는 우리의 보안 체계를 대대적으로 점검할 시발점이 된다. 우리가 검찰 발표에 언급될 전문가와 그의 입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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