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사태로 국내 정보기술(IT) 아웃소싱 시장에 ‘반IBM 정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IBM 고객을 뺏어오려는 경쟁사의 이른바 ‘윈백’ 경쟁도 가열돼 시장판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규 ITO 계약을 추진 중이거나, 재계약 갱신을 앞두고 있는 발주처를 중심으로 ‘탈IBM 조짐’이 조심스럽게 감지된다. <관련기사 3면>
당장 1~2년 내 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해야 할 교보생명과 대한항공이 최대 화두다. 특히 이들은 모두 수천억원대의 초대형 프로젝트기 때문에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ITO 업체들도 기존 대행사인 한국IBM 교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보생명은 ‘V3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의 최고 핵심인 메인 서버 교체 여부에 따라 IBM과의 계약 연장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교보생명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현재의 IBM 메인프레임이 유닉스 등 별도 서버로 교체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결국 ITO 사업자를 변경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적잖다”며 “최근 한국IBM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를 주시하며 교체 여부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 10년짜리 제2기 재계약이 완료된 데이터센터의 ITO는 한국IBM에 지속 위탁하더라도, 내년 계약이 만료되는 국내외 네트워크 ITO는 여러 조건을 따져보고 갱신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계열 IT서비스 업체인 한진정보통신 한 관계자는 “해외지사 관련 네트워크 부문의 경우 글로벌 업체인 IBM 외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한계는 있다”면서도 “(ITO 대행사 교체 여부는) 보안 문제와 최근의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신중히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도급업체를 통한 ITO 운영 관행도 한국IBM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현재 추진 중인 KT의 차세대 프로젝트에는 IBM차이나 소속 조선족 인력들이 대거 투입돼, KT 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월급여 80만원대의 이들 인력은 업무이해도가 낮고 야근 등 시간외 업무에도 인색하다. 프로그램 설계 능력 역시 떨어지고, 단순 코딩 정도의 작업만 가능해 발주처 원성이 잦다.
IBM 본사 차원서 가동되는 TSG(기술지원그룹)는 초대형 하이엔드급 ITO 사이트에만 투입 가능하다. 특히 중소형급 발주처들이 한국IBM의 ITO 서비스에 불만을 갖는 이유다. 또 한국IBM의 통합유지보수서비스(MAS)는 글로벌 서비스와 기술을 종합 지원한다는 이유로, 국내의 동급 서비스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의 서비스료를 요구한다. 지난해 한국IBM의 ITO를 국내 업체로 바꾼 에스콰이어는 아웃소싱 비용만 연간 15%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정창덕 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글로벌 초대형 업체 외 대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5~10년 장기계약에 묶이는 것은 발주처 입장에선 큰 손해”라며 “NHN의 사례에서 보듯, ITO 서비스 제공업체에 명백한 귀책사유가 있을 경우 남은 계약기간에 대한 상호정산 등을 통해 불공정한 관계가 지속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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