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집중 체험 매장] <2>대학로 `이어폰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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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청음할 수 있는 헤드폰 중 가장 고가의 제품입니다. 여러 음역대에서 풍부한 소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위치한 ‘이어폰샵’. 고급 헤드폰을 찾는 기자에게 매장 직원은 ‘젠하이저HD800`을 추천했다. 온라인에서 최고 200만원이 넘게 판매되는 제품이지만 이 곳에서는 17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아이폰에 저장된 음악을 듣기 위해 헤드폰을 연결하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다소 투박한 외향과는 반대로,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소리가 귀가 아닌 몸으로 들린다. 직접 들어보기 전에는 몰랐던 헤드폰 소리의 특성과 장단점도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보스·닥터드레·데논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고가의 이어폰·헤드폰들을 차례대로 사용해 볼 수 있다.

 이어폰샵의 가장 큰 특징은 직접 구입하기 전에는 느끼기 어려운 고가의 이어폰·헤드폰을 직접 사용해보고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저렴하게는 1~2만원대 제품부터 비싼 것은 100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것까지 100여종의 이어폰·헤드폰을 구비해뒀다. 고가의 음향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블로그와 전문가 리뷰를 탐독했던 사람이라면 이제 그런 ‘헛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이어폰샵이 마니아들 사이에서 특히 입소문이 많이 난 것은 최근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모바일숍 사업에 뛰어들기 전부터 이 같은 컨셉트의 매장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어폰샵이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2006년이다. 그 때만 해도 이어폰·헤드폰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리뷰를 찾아보거나 주변 사람들이 산 제품을 빌려 들어보는 정도에 그치던 시절이다. 하지만 수십만원이 넘는 고가 브랜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는 점차 늘어났다. 전문가 리뷰를 통해서만 봐 왔던 이어폰·헤드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 젊은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게 된 것은 당연하다. 지난 2009년에는 ‘ESX` 시리즈라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해 1년 만에 2만대 넘게 판매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열풍이 불면서 이 제품들을 직접 테스트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MP3P·PMP 등 기존 엔터테인먼트 기기들도 구비됐다. 이어폰샵을 자주 찾는다는 김용민(31)씨는 “특별히 이어폰·헤드폰을 살 일이 없더라도 종종 매장을 찾아 제품들을 써보곤 한다”며 “특히 신제품이 나오면 꼭 들러서 성능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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