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조명, 보급형 시장 열린다…1만원대 보급형 대기업 격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보급형 LED벌브 출시계획

 삼성LED, LG전자, 오스람, 필립스, 금호전기 등 국내외 주요 LED 업체가 이달 말부터 1만원대의 보급형 LED 조명을 출시한다. 일부 회사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TV 광고는 물론이고 대형 할인점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마케팅 총력전을 벌인다.

 이 같은 LED 업계 움직임은 이미 민수용 LED 조명 시장이 열린 일본 지역과 비슷한 상황으로 불과 얼마 전까지 국내 제품 가격이 3만~5만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할 때 전체 시장 패러다임을 뒤흔들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공급물량이 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LED 조명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LED 기업은 이미 시중 대리점을 통해 2만원대의 LED 벌브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말을 기점으로 1만원대 LED 벌브를 연이어 선보인다.

 삼성LED는 늦어도 이달 말 자사 LED 대리점을 통해 종전 60W 백열등을 대체할 수 있는 7.2W급 보급형 LED 벌브를 출시할 예정이다. 첫 물량은 5만~10만개 수준이다.

 삼성LED는 기존 대리점 외에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과 제품 판매 계약을 논의 중이다. 최종 소비자가격은 개당 1만5000~1만9000원대가 될 전망이다.

 LED 조명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물량은 기업·공공 등 프로젝트 단위로 수주하는 대리점에는 배포하지 않고, 민수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대리점에만 공급되는 만큼 타깃이 명확하다”고 전했다.

 LG전자도 다음 달에 40W 백열등을 대체할 수 있는 7~8W급 LED 벌브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30W 백열등을 대체할 수 있는 6W LED램프(2만8000원)와 20W 할로겐램프를 대체할 수 있는 4W 제품(2만1000원)을 내놓은 바 있다. 신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최소 30% 이상 낮은 1만원대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전기는 최근에 60W를 대체할 수 있는 8W급 LED 조명을 출시했다. 출고가는 1만9000원 수준으로 소비자가격은 2만5000원대다. 현재 출시된 제품 중 성능 대비 가격이 가장 우수하지만 대기업의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며 상당한 가격인하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조명업체도 맞불을 놓는다. 오스람코리아는 기존 LED 조명의 30%에 불과한 1만3000원대(출고가 기준)의 백열등 40W 대체용 8W급 LED 조명을 최근 출시했다. 필립스도 연내 보급형 LED 조명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필립스 고위 관계자는 “최근 간간이 시장에 풀리는 2만원대 제품도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이라고 전제한 뒤 “박리다매 형태로라도 승부를 걸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만큼 시장이 무르익었을 때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LED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을 무너뜨릴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라며 “적은 이익 폭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을 열겠다는 의지”로 해석했다. 그러나 국내 LED 업계가 아직 1만원대 제품을 출시할 만한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상 출혈경쟁을 감내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