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분야 최고기술자, 구매임원 등 글로벌 핵심인력이 노키아·소니에릭슨 등 ‘전통의 휴대폰 기업’에서 애플·RIM·HTC·삼성전자 등 새로 부상한 ‘스마트폰 선두 업체’로 잇따라 자리를 옮기고 있다. 스마트폰 강자들은 흡수한 핵심 인력을 활용해 기술 및 관리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노키아의 글로벌 구매임원인 사쿠 히에타가 애플로 이직했다. 사쿠 히에타는 카메라모듈 등 여러 회로 부품의 공급망관리(SCM)를 담당했던 인물로 노키아 플랫폼 전략 실행의 핵심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애플이 국내 협력사에 전용라인 설치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부품 조달을 받고 있는 방식이 강화된 것도 사쿠 히에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쿠 히에타는 한국 부품기업에 좋은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애플과 신규 거래를 추진하는 국내 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전용량식 터치 부문의 세계적인 권위자 빌 스테이시 시냅틱스 CTO(부사장)도 최근 RIM의 인풋 디바이스 총괄로 이직했다. 빌 스테이시는 시냅틱스가 정전용량식 터치 분야에서 20년 전통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전통적인 휴대폰 업체와 주로 거래해온 시냅틱스는 최근 고객사들의 부진과 경쟁업체들의 난립으로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 시냅틱스 상황이 불안해지면서 새로운 강자인 RIM으로 자리를 옮겨 탄 것으로 보인다.
빌 스테이시가 RIM으로 이직한 후 신제품 ‘블랙베리 토치’에는 마우스 방식의 유저인터페이스와 함께 풀터치 방식이 채택됐다. 국내 협력사들도 RIM의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블랙베리에 옵티컬트랙패드(OTP)를 공급하는 크루셜텍은 터치스크린 시장 진출 선언과 동시에 OTP와 터치를 동시에 지원하는 원칩 센서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자체 플랫폼 ‘바다’ 역량 강화를 위해 노키아 스마트폰의 운용체계(OS)인 심비안 개발인력 영입에 착수했다. 대만 스마트폰 기업인 HTC도 소니에릭슨의 미국 내 개발 인력 상당수를 영입해 자체 기술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인력들의 흐름을 보면 휴대폰 업계에서 ‘뜨는 기업’과 ‘지는 기업’의 명암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은 이런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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