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제일 큰 고민사항은 프로세스 변경에 대한 유연한 대처와 프로세스 개선이라고 한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 패키지 도입을 통해 베스트 프랙티스를 반영하고, 동시에 패키지로 수용할 수 없는 기업의 고유 업무영역(Own Practice)을 좀 더 효율적이면서도 빠르고 쉽게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업 고유 업무 프로세스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최근 비즈니스 변화 속도와 방향은 예측조차 힘들다. 비즈니스 변화에 IT가 적시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가속도가 붙고 있는 비즈니스 변화에 맞춰 빠르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하고 민첩한 프로세스와 IT 환경은 필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양한 융·복합 상품이 출현하고 산업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다기업(Cross-company) 프로세스와 복합산업(Cross-Industry) 프로세스를 지원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복잡한 프로세스 관리 기능이 요구된다.
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최종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시스템에 적시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업과 IT 간의 긴밀한 협업은 필수다. 따라서 현업과 IT가 협업할 수 있는 업무 환경과 도구가 요구된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ERP)의 구축이나 확장, 개선을 준비하는 고객에게는 신속하고 저비용으로 프로세스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즉, IT가 프로세스 변화에 대한 시스템의 유연성 확보, 업무 프로세스의 가시성 보장, 다양한 시스템과 조직에 걸쳐 있는 복잡한 프로세스의 처리, 최종 사용자 요구사항에 대한 패키지 기능부족의 지원, 효율적인 협업 환경 마련 등을 제공할 때 이런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이런 IT의 보편적 고민을 ERP 부문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의 당면 과제=빙산의 일각이란 말이 있다. 빙산 대부분은 바다 속에 잠겨 있어 그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ERP를 포함한 대부분의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은 마치 빙산과도 같은 내부 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은 각 솔루션 업체가 수십년 동안 고민해 만들고 개선해온 주요 업무 로직 및 프로세스(베스트 프랙티스)가 패키지 내부에 녹아든 것으로, 패키지 내부에서 서로 밀접하게 결합되고 연관돼 있다. 따라서 외부에서 패키지 내부의 업무 로직, 프로세스, 데이터,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한 접근과 변경은 극도로 제한돼 있다. 패키지 내부의 훌륭한 업무 로직과 프로세스를 실제 사용하고 효과를 보는 것은 해당 패키지의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 사용자들에게 제한된다.
최근 대부분의 패키지 업체들이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라는 새로운 아키텍처 모델을 적용해 내부 기능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해당 업체에 특화된 기술의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제공되던 인터페이스 형태를 표준 인터페이스 기술인 웹 서비스로 제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것 역시 엄청난 발전이지만 좀 더 이상적으로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패키지 외부에서도 패키지 내부에 어떤 업무 기능들이 있는지 쉽게 검색하고 원하는 형태의 프로세스로 엮어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즉, 베스트 프랙티스를 활용해 기업 고유의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SAP ERP를 사용하거나 도입을 고려하는 고객들 역시 SAP의 풍부한 경험과 베스트 프랙티스 모델, 솔루션의 안정성 등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 반면에 SAP ERP의 기능 개선이나 다른 애플리케이션과의 조합, 외부와의 인터페이스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어렵고 유연하지 못한 구조로 여기고 있다.
과거에는 SAP ERP의 표준 기능과 SAP GUI의 개선 요구에 대해 아밥(ABAP)이라는 SAP 특화 기술을 통해 하드코딩 하거나 별도의 이기종 플랫폼을 도입, 전사애플리케이션통합(EAI) 도구나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ERP 로직이나 데이터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ERP뿐만 아니라 기업이 보유한 여러 이기종 애플리케이션의 기능들을 사용해야 하는 최종사용자 입장에서는 매번 해당 시스템에 별도로 접근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이기종의 업무 기능들이 하나로 합쳐진 형태의 컴포지트 애플리케이션(CA)이 필요하다. 신규 업무 개발의 경우에도 실제 업무 요건의 상당부분은 ERP를 포함한 기존 시스템에서 대부분 제공되는 기능들이다. 하지만 현재 기업의 IT아키텍처와 환경은 이런 주요 업무 기능과 프로세스를 다른 시스템에서 쉽게 검색하고 접근해 사용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과거 이런 문제점의 주요 원인은 ERP를 포함한 전사 프로세스와 서비스를 관리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 부재, 하드코딩 방식의 시스템 개발·관리, 시스템 통합을 프로세스 관점이 아닌 단순 데이터 관점에서 추진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ERP를 포함한 주요 애플리케이션의 업무 로직과 프로세스를 자산화해 전사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거버넌스 환경을 마련하고, 하드코딩 방식이 아닌 모델링 방식의 선진 개발 방식 접근이 필요하다. 또 단순 데이터 통합이 아닌 비즈니스 관점에서 프로세스 통합을 이끌어내고 SAP의 아밥 기술과 국제 표준 기술인 자바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환경이 요구된다.
◇ERP 모듈과 레거시 앱의 유연한 통합=통합 플랫폼 환경에 대한 기업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ERP 업체들도 변화하고 있다. SAP의 경우 차세대 전략 플랫폼 ‘비즈니스프로세스플랫폼(BPP)’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SAP가 보유하고 있는 베스트 프랙티스 모델뿐 아니라 고객 특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제품화하고 커스터마이징을 쉽고 빠르게 지원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즉, ERP 로직과 레거시 시스템의 로직을 표준 서비스화 해 중앙서비스저장소(ESR)에 등록해 관리하고 이런 서비스를 선택해 조합함으로써 최종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한다는 개념이다.
ESR에는 3500개 이상의 SAP 기본 서비스가 제공되며 레거시 시스템의 기능과 신규 기능은 추가 등록해 사용하게 된다. ERP의 표준 기능뿐 아니라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레거시 기능들 또한 표준 서비스로 등록해 관리하고 전사 차원에서 재사용 가능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ERP를 도입한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ERP 시스템 외 별도의 웹 시스템이나 ERP와 연동돼야 하는 업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와 같은 별도 플랫폼과 전사애플리케이션통합(EAI), 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BPM) 등 관련 솔루션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BPP는 ESR에 등록돼 있는 서비스들을 활용해 모델링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게 하는 ‘컴포지트 환경(CE)’이라는 통합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코딩을 최소화해 개발 생산성과 전체 개발비용을 대폭 절감시켜 준다.
원론적이지만 ERP를 도입하는 목적은 ERP 시스템을 잘 사용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많은 국내 기업들은 ERP를 도입하고도 개발시스템처럼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ERP 표준 프로세스와의 불일치로 이런 경우가 발생하지만, 프로세스 측면에서의 문제뿐 아니라 사용 편의성에 따라 발생되는 시스템의 변경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프로세스의 확장·변경은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발생되지만 그런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이제 거시적인 관점에서 ERP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최대한 활용하고 부족한 기능이나 확장 영역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IT 아키텍처를 고민해야 한다. 더불어 ERP를 포함한 주요 시스템의 업무 기능을 표준화해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자가 발전할 수 있는 생명력을 가진 IT 시스템을 만드는 방법이다.
조용완 SAP코리아 BPP솔루션 담당위원 yong.wan.jo@sap.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비즈니스 프로세스 플랫폼으로서 전사적자원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