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콤아이앤씨 고객사들 "삼성SDS 인수, 난감하네"

핵심 생산정보 유출 가능성 우려 · · · 기술과 개발지원에 제3업체 활용 등 다양한 방안 검토

 삼성SDS가 미라콤아이앤씨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라콤아이앤씨의 생산관리시스템(MES)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는 제조사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특히 삼성 관계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고객사들은 생산공정의 핵심시스템인 MES를 유지보수하다 보면 생산정보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MES를 업그레이드하거나 MES 기반의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경우 주요 생산 정보를 알아야 하는 만큼 삼성SDS에 독립적인 유지보수 인력을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라콤아이앤씨 유지보수 인력들이 자사 생산현장에 출입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회사도 있다.

 일부 고객사는 “장기적으로는 MES 솔루션을 교체하는 것이 불가피하지 않겠냐”고 반문하고 있다.

 ◇인력운용이 가장 큰 도전사항=이번 인수를 가장 많이 우려하는 고객사들은 전기·전자 분야 제조업체들이다. 미라콤아이앤씨는 하이닉스반도체와 동부하이텍 등 반도체 회사와 두산전자 등 전기·전자 분야에 걸쳐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미라콤아이앤씨의 최대 고객사 중 한 곳인 A사 관계자는 “반도체와 LCD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에 있어 핵심은 생산자동화인데 모든 자동화 업무가 MES에 연계돼 있다”며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유지보수 등을 위해 출입하는 인력들에 대한 보안 관리 측면이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라콤아이앤씨 직원들이 기존처럼 기술과 개발 지원을 위해 상시 출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제 3의 협력사 인력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진도의 관리가 MES의 주요 기능이지만 장비나 물류공정의 제어가 모두 MES를 중심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핵심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라콤아이앤씨의 MES 솔루션을 구축할 때와 프로그램 개선에 참여했던 협력업체를 활용하는 게 하나의 방안이 될 수도 있지만 고객사들이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미라콤아이앤씨의 MES 솔루션에 대해 해박한 외부 전문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솔루션 교체 가능성도=이 제조회사들이 당장 MES 솔루션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MES 솔루션 자체는 개발과 라이선스 비용을 합해도 10억원 안팎으로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24시간 무중단 운영을 하고 있는 제조업체에서 시스템 교체를 위한 운영 중단은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루션에 대한 기술적, 전략적 부분을 장기적으로 평가하게 되면 미라콤아이앤씨의 솔루션이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술적 문제가 없더라도 그 외의 요소들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미라콤아이앤씨 고객사의 이탈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현재 국내에서 미라콤아이앤씨를 대체할 수 있는 MES 솔루션업체로는 에임시스템 정도가 눈에 띈다. 산업용 자동화 솔루션 전문업체인 에임시스템은 반도체와 LCD 분야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을 대상으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안호천·유효정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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