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롯데호텔에 하루 더 묵는 까닭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한국 체류 기간이 하루 더 늘었다. 애초 1박2일에서 2박3일로 늘려 대구 인터불고호텔 외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하루 더 묵기로 했다. 동아시아 투어 중 취소한 일본 방문 일정을 한국으로 모두 돌린 것이다.

버핏 회장은 20일 대구 공항을 통해 입국해 21일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일본 방문이 대지진으로 무산되자 버핏 회장은 대신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 서울에서 하루 더 묵는 일정을 택했다.

21일 버핏 회장은 자신이 투자한 대구텍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뒤 정오께 서울로 향한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한 시간가량 환담을 나눌 예정이다. 한국 방문 둘째날 밤 버핏 회장이 머물 숙소는 소공동 롯데호텔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밤 대학원 동문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여 년 이상 차이가 나지만 버핏 회장과 신 회장 모두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신 회장은 경영학, 버핏 회장은 경제학을 전공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은 두 사람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7일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 과정 학생 42명을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공장에 초청해 모교를 향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버핏 회장이 대학원 재학 시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 밑에서 자신의 투자 철학을 완성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22일 오전 버핏 회장은 한국에서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인천 공항을 통해 전용기로 인도로 향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벵갈루루에 있는 대구텍의 인도 법인(대구텍 인디아) 공장을 방문하고 사흘 동안 머물 계획이다.

이번 버핏 회장의 아시아투어는 `IMC 계열사의 절삭공구 신공장 방문`으로 정리된다.

21일 방문 예정인 한국 대구텍과 원래 방문하려 했던 일본 탕카로이그룹 모두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분 80%를 소유한 IMC의 자회사다. IMC는 대구텍과 탕카로이그룹의 지분을 각각 100%와 71.2% 보유 중이다. 버핏 회장의 아시아 방문 일정 내내 IMC 회장인 에이탄 베르트하이머가 동행한다.

금속가공업체인 IMC는 이스라엘의 거부 스테프 베르트하이머가 세운 업체로 2008년 버크셔해서웨이에 인수됐다. 전 세계적으로 14개 자회사가 있다. 장기적 관점의 경영을 중시하는 베르트하이머는 버핏 회장의 투자 철학과 자신의 경영철학이 맞아 지분을 넘겼다. 대구텍과 탕카로이그룹의 또 다른 공통점은 절삭공구업체라는 것. 대구텍은 텅스텐 절삭공구업체며, 탕카로이그룹은 세계 5위 절삭공구업체다.

두 업체에 버핏 회장이 가기로 한 목적이 모두 신공장 견학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대구텍은 현 생산설비를 2배로 확대하기 위한 제2 공장을 설립하는 착공식이, 탕카로이는 새 공장 준공식이 버핏 회장의 방문 목적이다.

한국 방문 후 향하는 인도의 주요 일정 중 하나가 대구텍 인도 법인인 대구텍 인디아의 벵갈루루 공장 방문이다.

[대구=매일경제 김대원 기자/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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