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2기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26일 공식 출범한다. 일각에서는 2기 방통위는 1기보다 더욱 정쟁에 휘말려,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목적조차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1기 방통위의 성과와 문제점을 바탕으로, 2기 방통위가 최우선으로 챙겨야할 과제를 집어본다.
(상)방통위, IT 주무부처 정체성 확립이 급선무
“방송이 아닌 통신 몫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2기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최시중 위원장이 언론을 통해 자신에 대한 IT업계의 기대감을 전달받은 직후, 공식적으로 내놓은 일성이다.
언론이 전한 IT업계의 기대감은 ‘최 위원장의 1기는 방송에 가까웠지만, 재임기간 IT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전문지식이 축적된 만큼 2기 위원장으로서는 의식적으로라도 통신과 IT 육성에 전념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최 위원장은 ‘부족한 통신 몫 상임위원 역할을 위원장인 자신이 대신하겠다’는 매우 신선한 말로 받은 것이다.
IT업계의 바램에 2기 방통위원장이 화답하면서, 업계는 ‘방송중심위원회(?)’로 2기 방통위가 운영될 수밖에 없는 상임위원 3명(방송)대 1명(통신)의 통신 홀대 구도에도 불구하고 위안을 삼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후 통신 몫으로 고려됐던 상임위원 한 자리조차도 변수가 있다는 진위 확인이 쉽지 않은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위원장의 IT에 대한 애정 발언’ 조차 말뿐인 것 아니냐는 냉소적 반응이 일었다.
2기를 맞이하는 방통위에 가장 시급한 것은 ‘IT 주무부처로서의 정체성 확립’이다. 1기 출범 당시와 달리, 2기는 더욱 정치적 이슈에 휩쓸릴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IT업계가 통신 몫 상임위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런 환경 때문에 그나마 1기에 절름발이라도 됐던 방송·통신위원회가, 일부 야당의원들의 비아냥처럼 방송중심위원회로 전락해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신 몫을 자처한 위원장에게 업계가 바라는 것은 ‘단순히 사무국의 보고를 받아 다수결로 결정을 내리는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IT가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갖는 의미와 위상을 환기시키고 △위원장(상임위원) 스스로 통신 몫 위원장으로서 IT프로젝트를 만들어 실제로 진두지휘하며 추진하는 능동적인 역할이다.
IT업계는 더 이상 최시중 방통위원장으로부터 “IT 기능이 분산돼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한탄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 여러 부처로 분산돼 얽혀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보통신부의 적통(嫡統) 부처로서 IT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아니면 최소한 다음 정부에서 새로운 모습의 부처라도 탄생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기반 산업의 큰 개념이라도 획정해 놔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방통위뿐 아니라 어느 부처도 IT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 않다. 모든 부처에게 IT는 덤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위상 자체는 많이 떨어졌다 해도 해외에서는 여전히 ‘IT강국 코리아’의 이미지는 살아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런 IT코리아의 위상이 자랑스럽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쏟는다면, 지난 10여년 그래왔듯이 IT는 ‘코리아 프리미엄’의 선도적 역할을 해 낼 수 있다. IT 주무부처로서의 방통위원장 자리는 단순히 IT인의 어깨를 두드려주거나 심판하는 역할이 아니라, 스스로가 IT인으로써 대통령과 범정부로부터 IT에 대한 이해를 이끌어내고 그 성과를 심판받는 자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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