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내진 배관설비와 내진 건물ㆍ교량받침대 등 각종 내진설비 제조업체들이 국내외 시장 선점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내진설계기준 강화로 관련 제품 수요가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내 내진설비시장은 교량받침대와 같은 토목 공사용 부품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에스코알티에스, 유니슨E&C, 삼영엠텍 등이 내진 교량받침대를 생산하고 있다. 교량받침대 국내 1위 업체인 에스코알티에스(대표 조영철)는 교량받침대에 지진 충격을 흡수하는 지진 격리 시스템(EQS)을 적용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카자흐스탄에도 진출했다. 조승현 에스코알티에스 이사는 "카자흐스탄은 3300㎞에 달하는 실크로드에 고속도로를 건설 중"이라며 "구간별로 계약이 이뤄지겠지만 교량받침대 매출만 500억원 이상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니슨E&C(대표 이윤희)는 건물이 받는 지진 충격을 줄여주는 `면진 건물받침대`(사진 아래)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받침대는 건물과 지반이 분리될 때 건물을 공중에 띄워 지진 충격을 제거한다"며 "일본에는 방송국, 박물관 등 1000여 개 주요 건물에 면진 건물받침대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지진 피해가 덜했다"고 말했다.
AJS(대표 김수일)와 주헌건설(대표 김성구)은 용접을 대체하는 내진 배관 설비를 생산하고 있다. AJS가 생산하는 이음쇠(사진 위)는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는 부위의 유연성을 높여 용접으로 배관을 연결했을 때보다 외부 충격 시 배관 파손 가능성이 낮다. AJS 관계자는 "일본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이음쇠 매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600억원을 기록한 AJS는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헌건설은 배관을 건물에 고정시키는 내진 체인 스프링 가대와 내진 스프링 행거 등을 생산하고 있다. 김성구 대표는 "배관이 공중에 떠 있으면 파괴될 염려가 적기 때문에 고정 시공장치를 통해 배관을 공중에 매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칠레, 페루에 발전소 건설을 계획 중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에도 가대와 행거를 공급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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