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로 방사능 유출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온갖 괴담이 국내 증권가에 나돌아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정체불명의 소문들이 대중의 공포 분위기에 편승해 유포되면서 일반인의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하는 악순환을 막고자 경찰청과 한국거래소가 이례적으로 공동전선을 펴기로 한 것이다.
최우선 조사 대상은 지난 15일 주가지수 폭락을 일으킨 방사성 물질 상륙 루머다. 주가조작을 노린 특정 세력이 이런 괴담을 퍼트렸을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이다.
증시 주변에서 떠도는 괴담들은 주로 트위터나 메신저와 같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한다.
17일 증권가 메신저에는 "후쿠시마 원전 2호기가 폭발했으며 풍향이 한국 쪽으로 돌려져 이르면 오후 4시에 방사성 물질이 한국에 도달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나돌았다.
이 메시지는 "될 수 있으면 24시간 내내 실내에 머무르고 창문도 닫아야 하며 절대 비를 맞아서는 안 된다"는 조언까지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국내에 유입될 것이라는 이런 메시지는 코스피가 폭락한 지난 15일부터 증권가 메신저에서 떠돌아다녔다.
일본 상공의 바람이 편서풍이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 도달할 수 없다는 기상청 발표에도 괴담 유포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모 항공사가 2009년 광고에서 중국 여행을 다루자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했고, 지난해 뉴질랜드를 다루자 크라이스트처치 강진이 터졌으며, 일본을 언급한 올해는 후쿠시마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웃지 못할 괴담도 나돈다.
트위터도 악성 루머를 확산시키는 매개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에 관한 근거 없는 소문이 트위터를 통해 끊임없이 퍼지는 것이다.
트위터에 오른 한 메시지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당시 풍향 반대 방향의 2천500㎞까지 방사능 낙진이 날아갔다. 풍향만 믿고 한반도가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웃나라 국민이 지진과 원전 사고로 고통을 당하는 상황에서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헛소문이나 퍼뜨리는 행태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pureunbit`라는 아이디(ID)를 쓰는 트위터 유저는 "일본인들은 재난을 당하고도 저렇게 침착한데 이웃의 한심한 작자들은 남 불행도 아랑곳하지 않고 헛소리나 유포한다"고 질타했다.
방사성 물질에 관한 괴담 배후에는 주가 폭락을 부추겨 이익을 챙기려는 세력들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naeun0318`이라는 ID의 트위터 유저는 괴담들이 "증권가에서 헛소문 내고 옵션으로 돈을 챙기는 `큰 손들`의 얘기"라며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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