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일본대지진]일본발 강진 쓰나미, 산업계 후폭풍 온다

 일본을 강타한 사상 최악의 강진과 쓰나미로 전자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기업들은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현지 피해 여부를 조사하는 등 일본 강진에 따른 피해가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일본에 부품 의존도가 높은 상황을 감안할 때 전자업계에도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지진이 일본 열도를 강타한 지 이틀째인 13일 일본 동부 해안에 근거지를 둔 일본의 전자 및 자동차 산업 생산시설 상당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미야기현 소니 자회사 공장과 파나소닉 센다이 공장,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무라타제작소 도메시 공장과 센다이시 공장이 침수피해를 입고 조업을 중단했다. 후쿠시마현에서는 디지털기기와 부품을 생산하는 파나소닉 후쿠시마 공장이 침수피해를, 산요 후쿠시마 공장은 정전으로 가동을 멈췄다. 야마가타현에서 카오디오 및 홈시어터를 생산하는 파이어니어 아마가타현 공장과 카시오 계산기 생산하는 덴도시 공장이, 아오모리현에서는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파이어니어 도와타시 공장, 축소투영형 노광장치를 개발하는 캐논의 르네사스하이컴포넌츠 아오모리현 공장이 침수, 생산설비, 정전 등의 피해로 조업을 중단했다. 이 밖에 이와테현의 도요타 이와테공장, 후쿠시마현 닛산 이와키 공장 등 자동차 생산시설도 조업을 중지했다. 해당 지역 공장에서 부품소재 및 각종 제조장비를 공급받거나 부품과 제품을 공급하는 우리 기업 역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항만지역에 구축된 일본의 물류시설이 대부분 파괴돼 부품소재 및 완제품 수출입이 상당기간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부품소재 수입 중 일본 비중은 25.4%에 달했다. 부품 소재 공급을 항만, 항공 물류에 의존하고 있어 도로망과 항만시설 복구가 늦어질 경우 국내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반사이익도 점치지만 확신을 못하는 상황이다.

 현지에 법인을 둔 국내 전자업체는 주말을 잊은 채 피해 상황 점검에 몰두했다. 강진 발생으로 금요일 오후 일본과 연락이 안 돼 국내 본사에 비상이 걸렸으나 다행히 통화가 연결돼 피해상황 조사가 가능했다. 현재까지 현지에 진출한 국내 주요 기업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LG전자·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 일본 현지 판매법인은 이미 안전 조치를 취한 상황이다. 도쿄에 소재한 일본 삼성은 별다른 피해는 없으나 여진 등을 우려해 곧바로 귀가 조치했다. 일본 삼성에는 110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한국인 주재원은 150여명이다. LG전자 일본 판매법인도 도쿄 현지 직원을 사전에 안전지대로 이동시키고 사태추이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인 지정 창고가 나리타공항 근처에 있는 하이닉스는 아직은 큰 피해가 없지만 공항 폐쇄 지속 기간에 따라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폭발사고도 여진이 불가피하다. 아직은 방사능 유출 등과 관련해 공식적인 피해 상황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방사능 유출 여부에 따라 원전산업에 직접 타격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도 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후폭풍 최소화에 나섰다. 13일 오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긴급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지식경제부 등서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대일 부품소재 수급 실태를 조사하고 필요시 수입처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본 원전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교과부와 지경부가 중심이 돼 지진 발생 시 비상대응 체제를 점검하고 국가환경방사능 감시망 운영을 강화할 방침이다. 권상희·강병준기자 shkwon@etnews.co.kr

 <표> 강진에 따른 일본 피해 상황

 <전기·전자> ◇소니-도호쿠 지방 6개 공장(미야기현 4곳, 후쿠시마현 2곳) 가동 중단

 ◇파나소닉-디지털기기 부품 생산 센다이 공장(미야기현), 후쿠시마 공장(후쿠시마시), 고리야마 공장(후쿠시마현) 건물 손상 피해

 ◇파이어니어-아오모리현 도와다시, 야마가타현 덴도시 생산설비 피해

 ◇캐논- 우쓰노미야시 공장 전관 일시 정전

 ◇카시오계산기- 야마가타현 공장 정전으로 라인 정지

 ◇무라타제작소-도메시(미야기현), 센다이시(미야기현), 오야마시(도치기현) 공장 조업 중단

 ◇ 다이킨공업 -가시마제작소(이바라키현 가미스시) 생산 정지

 <반도체>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그룹- 르네사스하이컴포넌츠 공장(아오모리현) 정전, 조업정지

 <통신>

  ◇NTT도코모-도호쿠 지방 중심 휴대폰 기지국 1500국 이용불능 등 통신장애 발생

 [자료 제공: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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