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세상만사]화이트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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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네이버 검색창에는 여자 친구에게 줄 사탕, 선물, 이벤트 등 화이트데이와 관련한 검색어를 찾는 ‘행복한 남친’들의 검색이 이어지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는 3세기 로마시대 풍습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식으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라는 풍습은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이벤트 차원에서 벌인 행사가 유행된 것이다. 화이트데이는 이 제과업체가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판매가 급증하자 비인기 상품이었던 ‘마시멜로’의 판매 촉진을 위해 ‘2월 14일에 초콜릿으로 받은 사랑을 3월 14일에 마시멜로로 보답하라’는 광고를 내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후 제과 업계 전체에서 ‘데이 마케팅’으로 확산됐다. 화이트데이 최초의 이름은 ‘마시멜로데이’였는데 마시멜로가 하얀색이다 보니 이름이 바뀌어 일본과 한국·대만 등 동아시아권에서 유행되고 있다.

 화이트데이의 상징인 사탕의 유래는 뿌리 깊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가 처음 발견된 곳은 기원전 200년께 인도 지역인데 5~6세기경 인도에서 시작해 중국·태국·인도네시아 등지로 전파됐고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보급되면서 세계에 퍼졌다. 기원전 2000년경 이집트에서도 과실이나 식물에 벌꿀을 버무려서 단과자를 만들었다는 유래가 있는데 사탕수수를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아라비아에서는 원산지인 아시아로부터 운반한 조당을 정제하여 설탕을 만들었는데 이전에 꿀이 차지하던 자리를 대체하면서 설탕 절임 과일과 드롭스가 탄생하게 됐다.

 최초로 만들어진 캔디는 아라비아 고무를 섞어 만든 ‘로렌지’였다. 캔디의 어원은 라틴어인데 ‘can’은 설탕, ‘dy’는 흘러 넣어 굳힌다는 뜻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설탕이 사치품으로 간주됐으며 레몬껍질을 이용한 ‘캔디드 레몬필’을 만들면서 일반인이 즐기는 사탕 제조가 시작됐다. 레몬필은 겨울 동안 신선한 과일을 섭취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처음 만들어져 ‘이탈리아 껍질’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레몬필이 과일의 저장에 역점을 둔 반면, 이후의 캔디는 단맛을 즐길 수 있는 과자 기능에 중점을 뒀다.

 이후 설탕에 물을 소량 첨가해 조린 뒤 이를 굳히면서 성형한 슈가 캔디가 나왔고 이를 기초로 신맛과 빛깔 등을 채색한 드롭스가 출시됐다. 사탕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견과에 설탕을 입힌 드라제, 시럽상태를 활용한 봉봉과 누가, 유제품을 이용한 타피와 캬라멜로 진화되면서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기호 식품이 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