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히타치 HDD 인수 배경과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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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세계 1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제조사다. 작년 12월 말까지 4분기 연속 출하량에서 전통의 라이벌인 미국 시게이트를 제치며 정상에 등극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7일(현지시각) 43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일본 히타치글로벌스토리지테크놀로지(히타치GST)는 3위다. 양사의 분기 출하량은 1.6배 정도 차이가 날 만큼 웨스턴디지털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웨스턴디지털이 히타치GST 인수에 나선 건 규모의 경제 실현에 우선하기보다 경쟁사 흡수를 통한 이익 실현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로드맨앤렌쇼의 아쇼크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HDD 시장에서 히타치는 ‘가격 파괴자’로 인식돼 왔었다”며 “이로 인한 극심한 가격 경쟁이 업계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웨스턴디지털은 이번 히타치 HDD 사업 인수로 영업이익률이 최소 1% 포인트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웨스턴디지털은 또 그동안 취약했던 기업용 시장에 대한 대응과 차세대 저장매체로 부상 중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대한 대비도 가능해졌다는 평이다.

 히타치GST가 전통적으로 기업용 HDD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 왔고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기업용 SSD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웨스턴디지털은 9월까지 히타치GST 인수 작업을 마무리해도 히타치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D는 PC의 필수 저장매체로 자리매김하며 한 때 성장가도를 달렸다. 최근엔 SSD와 같은 플래시 메모리의 부상으로 위축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HDD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가 예상된다.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HDD 업체들이 적자인 상황에서 앞으로 인수·합병은 더욱 활발할 전망이다.

스티플니콜라우스의 애런 레이커스 애널리스트는 “HDD는 성장 산업이 아니다”라고 전하고 “M&A는 관련 업계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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