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닷컴 내부에 `도적` 있었네

Photo Image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B2B) 업체인 알리바바닷컴에 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안전한 상거래를 보장해야 할 알리바바 직원들이 오히려 사기 판매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알리바바닷컴은 중국 B2B 시장의 약 54%를 자치하고 글로벌 인터넷 기업 10위에 오를 정도로 유망한 기업이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차이나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닷컴은 자체 조사 결과 2009~2010년 2300여개 업체가 자사 직원들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아 사기 판매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웨이 최고경영자(CEO)와 엘비스 리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알리바바닷컴은 심사를 통해 일정 기업에 ‘골드 서플라이어(Gold Supplier)’ 자격을 준다. 이는 일종의 전자상거래 인증으로 알리바바가 소비자에게 거래 신뢰를 보증하는 ‘안심 기업’이란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비리가 터졌다. 옥석을 가려야 할 알리바바 직원들이 수년 동안 자격 미달의 회사를 등록시킨 것이다. 이렇게 등록된 회사들은 대금 받고서도 물품을 공급하지 않거나 불량 상품을 공급했다. 알리바바닷컴의 급성장 이면에 소비자를 우롱하는 내부 비리가 있었던 것이다.

 알리바바닷컴은 “100여명의 알리바바 직원들이 의도적으로 묵인하거나 부주의하게 감독해 사기 판매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들을 모두 해고시켰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전체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평균 1200달러 미만의 전자제품이 거래되는 과정에서 사기가 이뤄졌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알리바바닷컴은 이번 사건으로 고객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자체 감사를 통해 이번 비리를 적발하긴 했지만 전자상거래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으며 기업 신뢰에도 큰 오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주가도 떨어졌다.

 알리바바닷컴은 “적은 비용으로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려는 욕심에 회사의 핵심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회사의 최고 가치는 정직이고 이는 직원의 정직과 상거래의 정직을 의미한다”고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이번 파장은 관계사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알리바바닷컴의 모 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은 일반인 대상 소매 사이트인 타오바오닷컴의 상장을 준비 중으로 이번 사건으로 상장 계획이 지연되거나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알리바바그룹 지분 40%를 보유한 미국 야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미국 투자 전문지 데일리파이낸스는 분석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타오바오닷컴의 CEO인 조나단 루를 알리바바닷컴 CEO를 겸임 조치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