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포럼] 북한 이탈주민의 인적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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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우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연구원·북한학 박사

 

 지난주 북한 이탈주민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가 있었다. 바로 북한 이탈주민의 대북 송금 문제였다. 북한 이탈주민이 북에 남아 있는 가족에게 송금한 금액이 1000만달러에 이르며 이것이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지만, 대북 송금을 차단하고 있는 정부정책에 반해 정부가 이의 대처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북한 이탈주민이 북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혼자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북한 이탈주민들은 북에 남아 있는 가족의 생활고를 잘 알고 있기에 어려운 남한 정착생활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가족을 돕기 위해 적은 돈이라도 북의 가족에게 보내는 것이다.

 국내에 입국한 북한 이탈주민 수는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증가해 지난해 11월 2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대부분은 북한 내 가족이나 친지들과 연락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 내부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대외로 전해지는 것도 이들 북한 이탈주민의 영향이 크다. 가족과의 소식전달 과정에서 다양한 북한 내부 소식이 외부로 전해지고 또한 외부세계의 소식이 북한 내로 흘러들어간다.

 사실 북한 이탈주민들은 북한 내부로 금전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생활물자, 심지어 컴퓨터·휴대폰·남한영화 DVD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을 통해 북한 사회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유도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북한 당국이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정보유통도 이들 북한 이탈주민과 북한 주민 사이에 맺어진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이 상호 유통되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이 북에 남아 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보내는 달러는 비록 몇 백 달러에 지나지 않지만, 이러한 작은 지원이 북한 사회의 변화와 시장의 확대를 가져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사회와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북한 당국이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정보의 유통을 활발히 만들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은 매년 3000명 이상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이들 수는 지속 증가할 것이며 또한 이들과 북한 내 주민 간의 네트워크는 더욱 확대되고 공고화될 것이다. 이들 북한 이탈주민이 경제난으로 굶주리는 가족을 돕기 위해 보내는 송금을 문제시하기 보다는 이들 북한 이탈주민의 영향에 따른 북한 사회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 정권은 생각보다 생명력이 강하다. 김일성 사후 북한 붕괴를 예견했지만 오히려 김정일에 이은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에 이를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사회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혈연으로 맺어진 북한과 남한 사이의 인적 네트워크인 북한 이탈주민의 증가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그 네트워크를 확대해 갈 것이며, 그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우리는 이들 북한 이탈주민의 북한사회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집트에서 보여진 것과 같이 민주화는 대중의 참여 없이는 이룰 수 없다. 북한사회에서 대중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사회적 네트워크 발생과 활발한 정보교류로 가능하다.

 parkmunwo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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