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계올림픽 이후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으로 떠오른 이승훈 선수가 지난 6일 끝난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1만m와 5000m, 남자 매스스타트 3관왕에 올랐다.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가 3관왕에 오른 것은 이승훈이 처음이다.
네이버 검색창에서도 ‘이승훈 금메달’ ‘동계 아시안게임’ ‘이승훈 1만m’ 등 관련 키워드가 인기였다.
이승훈 선수의 선전에 힘입어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3개로 사상 최대 성적을 거두며 종합 3위를 수성했다.
이제 이승훈 선수의 주종목이 되어버린 스피드 스케이팅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와 교통수단의 발전에 의한 것으로 동계 스포츠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다. 1774년 영국에서부터 스케이팅이 하나의 경기 기술로 인정받게 되었으며 이후 중앙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1836년 노르웨이에서 최초의 근대적 스피드 스케이팅 경주가 시작됐으며, 1892년 네덜란드 주도로 국제스케이트연맹(ISU)이 창설됐고, 1924년 초대 동계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스케이트의 유래는 서기 1100여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북유럽에서는 얼어붙은 큰 강이나 호수를 건널 때 동물의 뼈를 이용했는데 이것이 스케이트의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스케이트와 유사한 철제 스케이트는 13세기 네덜란드에서부터 시작돼, 영국에 와서 체계적으로 발전했다.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 방법은 더블 트랙과 싱글 트랙이 있는데 더블 트랙은 올림픽 등 거의 모든 국제대회에서 차용하는 방법으로 두 명이 한 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기록이 적은 순으로 순위를 정하는 경기 방법이다. 싱글 트랙은 여러 명의 경기자를 한 조로 하는 집단 출주로, 참가 선수가 많은 경기에서 쓴다. 출발 위치는 추첨에 의해 결정한다.
이승훈이 금메달을 딴 매스스타트는 이번 대회부터 적용된 종목으로, 출전 선수들이 레인 구분 없이 출발해 남자 35바퀴, 여자 25바퀴를 도는 경기다.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 종목은 남자 500m, 1000m, 1500m, 5000m, 1만m이며 여자는 1만m가 없는 대신 3000m 경기가 있다. 2006년 제20회 동계올림픽 대회부터는 남녀팀 추월 종목이 추가됐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 빙상경기대회가 시작되었고 1948년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조직되어 제5회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대표선수가 참가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전통적으로 체력과 근지구력이 좋은 유럽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에서 종목을 전환해 출전한 이승훈 선수가 남자 1만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빙상 강국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스포츠에서는 영원한 승자나 패자는 없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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