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업체 활용·알바고용…순위 무용지물
최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자사 콘텐츠 매입(속칭 ‘자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콘텐츠의 자사 매입은 앱 인기도를 부풀리기 위해서 애플리케이션 출시 기업들이 해당 앱을 앱스토어에서 직접 매입해 다운로드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업체들이 콘텐츠 자사 매입을 위해 계정 무단거래, 아르바이트생 고용, 대행업체 활용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이통사 모바일 사이트인 왑(WAP) 서비스 베스트 콘텐츠의 순위를 올리기 위해 많은 업체가 자사 콘텐츠 매입 경쟁을 벌이다 이통사의 제재와 콘텐츠 순위정책 변경 등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과거의 행태가 반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앱 오픈마켓의 순위 노출이 과거 이통사 모바일 사이트의 베스트 콘텐츠와 별반 다르지 않아 자사 매입 행태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애플의 아이튠스는 단말기 없이 계정만으로도 앱 다운로드가 가능해 자사 앱의 다운로드가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안드로이드마켓이나 기존 이통사 모바일사이트는 다운로드를 위해 단말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별도의 장비가 있어야 하지만 아이튠스는 계정 수만큼 다운로드 수 부풀리기가 가능하다는 것.
스마트폰 앱 관련 업체인 A사의 대표는 “몇몇 회사가 중국으로부터 대량의 개인정보를 사들이거나 DB를 확보한 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 아이튠스 계정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료 앱도 예외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에 요청만 하면 유료 앱을 무료 앱으로 재빨리 전환할 수 있고, 이를 다시 유료 앱으로 전환하는 것도 쉽다며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해 자사 다운로드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순식간에 1만다운로드를 기록하는 게 가능하며 현재 오픈마켓에 올라와 있는 앱들의 순위는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시각이다.
B사의 한 관계자 역시 “꽤나 알려진 앱 가운데 많은 수가 자사 다운로드를 통해 순위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일이 과거부터 이어져온 업계 관행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