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 망하면 은퇴하겠다”고 자신있게 배수진을 친 이준익 감독의 신작 ‘평양성’이 27일 개봉했다. 평양성은 퓨전 사극으로 성공 신화를 낳았던 영화 ‘황산벌’의 후속편이다. 이 감독의 짜임새 있는 연출로 영화는 웃음과 감동 모두를 건져 올린다. 정진영, 이문식, 류승룡, 윤제문, 선우선의 앙상블 역시 눈여겨볼 점이다. 이들은 코미디와 드라마 안에서 조화롭게 어울리면서 각자 캐릭터의 매력을 훌륭히 살렸다는 평이다.
특히 평양성의 주인공은 저마다 명분이 있다. 민초를 대변할 뿐만 아니라 너그러워진 지배 계급을 상징하는 신라 장군 ‘김유신(정진영 분)’, 여기에 전쟁에서 한몫 잡겠다는 자발적 입대자 경상도 ‘문디(이광수 분)’까지 각자 1인분의 주인공으로 제 목소리를 낸다. 난세의 영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존의 상업영화 문법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신라 김유신은 삼국 통일을 위해 당나라와 손잡고 고구려를 치려 하지만, 고구려의 후계자 ‘남생(윤제문 분)’ 때문에 실패를 맛본다. 남생의 동생 ‘남건(류승룡 분)’은 아버지 연개소문의 뜻을 받들어 평양성 사수에 나선다. 8년 전 황산벌 전투에서 홀로 살아남은 불사신 ‘거시기(이문식 분)’는 신라에서 두 번째 군 생활의 불운을 겪는다. 승리를 위해 김유신은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치고 남건은 요상한 신무기로 적을 교란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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