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 잊은 경차, 기아 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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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거듭난 기아자동차의 경차 ‘모닝’을 따뜻한 햇살과 차가운 바람, 그리고 눈발이 교차하는 한겨울의 제주도 일원에서 시승했다. 신형 모닝은 ‘독특하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스포티한 유럽형 경차’를 콘셉트로 당당하고 세련된 스타일,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과 연비, 차급을 뛰어 넘는 최고급 안전 사양 및 첨단 편의 사양을 갖췄다.

 차체 크기는 구형대비 살짝 커졌다. 경쟁 모델인 마티즈와는 길이와 폭이 같다. 두 모델 모두 ‘경차 규격’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간 결과다. 다만 전고는 이번에도 모닝이 더 낮다. 키 높은 경차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일까 싶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기아자동차가 올해 추가로 내놓는다는 박스형 경차와 영역을 나누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는 낮지만 여전히 체구대비 전고는 높고, 그래서 실내의 머리공간은 183㎝의 건장한 성인 남자가 뒷좌석에 앉아도 천장에 머리가 닿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물론 이런 사람 둘을 앞뒤로 태우기는 부담스럽지만, 전체적인 공간은 차 크기를 생각할 때 불만을 갖기 어렵다. 실내가 많이 고급스러워지고, 세련되어진 점도 만족스럽다. 디자인 경영의 성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아의 막내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더해진 고급 사양들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스마트키로 문을 열고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며, 사이드미러를 전동으로 접고 펴는 것은 물론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운전대를 따뜻하게 덥힐 수도 있다. 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은 Divx동영상 재생기능을 제공하며 후방카메라 화면도 보여준다.

 압권은 운전석 화장거울이다. 햇빛가리개에 마련된 거울의 커버를 젖히면 양 옆의 LED 조명 6개가 한 줄씩 차례로 켜져 전구가 달린 분장실 거울을 연상케 한다. 이 차가 어떤 이들을 겨냥하고 있는 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경차 구매자의 40%, 그리고 사용자의 60%가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부노화 걱정을 덜어주는 자외선차단 앞 유리, 손톱이 상할 염려가 적은 그립타입 도어손잡이 등 신형 모닝은 여성들로부터 점수 딸 요소가 많다.

 동력성능과 정숙성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경차의 성능이 뻔한 수준이지만, 신형 모닝은 내수용 모델에 처음 적용되는 1.0리터급 ‘카파’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82마력, 최대토크 9.6㎏·m의 동급 최고 성능을 발휘한다.

 구형 모닝의 4기통 SOHC 입실론 엔진과 달리 이번 카파 엔진은 3기통 DOHC라 소음과 진동면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그런 내용을 전혀 의식할 수 없다. 그만큼 대책을 잘 세운 결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실린더 하나를 덜어 내면서 연료소모는 5%, 무게는 10% 줄였다고 하니 3기통 엔진에 대한 선입견은 이제 그만 버려도 좋다.

 과거 우리에게 그러한 선입견을 심느라 애쓴 이들이 누구였는가 하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신형 모닝의 공인 연비는 자동변속기 모델이 19.0㎞/ℓ, 수동변속기 모델이 22.0㎞/ℓ로 국내 경차모델 중 가장 뛰어나다.

 *자세한 시승기와 사진은 http://www.rpm9.com에 게재됩니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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