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국내 전자책 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했습니다. 이제 박차고 날아오를 일만 남았습니다.”
26일 최태경 한국전자출판협회장(65)의 말에는 전자책 시장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굳은 믿음이 담겨 있다. 주변부에만 머물렀던 전자책에 대한 관심이 점차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최근의 흐름을 보면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린다. 작가들이 손수 전자책 출간을 시도하거나 각종 스마트패드(태블릿PC)의 연이은 등장도 좋은 징조다.
특히 그는 융합을 전자책 시장의 발전을 선도하는 핵심 요건으로 지목했다.
“전자책은 대표적인 융합산업입니다. 콘텐츠·단말기·소프트웨어·통신네트워크 4개 요소가 제대로 융합될 때 본격적인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자사전 하나로 26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형성됐고 ‘깜빡이’ 같은 기기가 1300억원의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문자 콘텐츠와 정보기술(IT)의 융합은 머지않아 전자출판산업 규모를 3조~4조원 규모로 끌어올릴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사실 최 회장은 종이책 출판과 IT 분야에 두루 정통한 인물이다. 백과사전·전과 등 학습교재의 베스트셀러를 여러 권 출간한 두산동아의 대표였으며, 이전에는 두산컴퓨터 이사와 두산정보통신 대표직도 역임하면서 IT업계의 동향을 익혔다. 두산동아 대표 시절에는 국내 최초로 ‘두산동아세계대백과사전’을 포털 ‘네이버’에 서비스했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선 행보였다.
그는 “종이책을 인터넷에서 서비스한다는 결정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라며 “온라인에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얻으려는 네티즌이 몰리면서 네이버의 인기도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회고했다.
최 회장은 2006년 한국전자출판협회를 맡은 뒤부터 출판사와 전자책 업계의 융합을 이루는 데 매진했다. 2008년에는 국제출판협회(IPA) 서울총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출판사의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유통사 중심이었던 기존 협회 구성원도 출판사와 대기업의 합류로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웅진씽크빅·교보문고·대교출판·인터파크·북센 등 120여 업체가 현재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부터 협회는 저자나 개인이 1인 전자책 출판사를 창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일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협회는 2006년부터 ‘유비쿼터스출판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년 200명 정도였던 수강생이 지난해에는 1000여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관심이 확대되는 데 따른 것이다.
“1인 출판을 장려하고 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면 청년실업으로 고통 받는 이 땅의 젊은이와 직업 선택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전자책은 책·만화·잡지·신문 등 종이와 인쇄기술로 형성된 대부분의 ‘올드’ 매체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 “격변하는 시기에 흐름을 잘 이끄는 것이 제가 해야 할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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