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LCD패널 가격 반등 임박?

D램 반도체와 LCD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계속돼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에 부담이 되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6월께부터 하락세를 지속해 22개월 만에 0.9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TV용 LCD패널 값도 작년 4월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D램과 LCD패널 가격 모두 1분기 말이나 2분기에는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0일 0.91달러이던 DDR3 1Gb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24일에는 3.3% 하락한 0.88달러까지 낮아졌다. D램 가격이 0.9달러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3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DDR3 1Gb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이며 세계 D램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품목이다. 고정거래가는 반도체업체들이 주요 고객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한 달에 두 번씩 협상을 통해 조정한다.

D램 고정거래가는 작년 5월까지 상승세를 탔으나 공급과잉 논란이 일면서 6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특히 작년 말 세계 3위 D램 업체인 엘피다 등의 감산 소식이 전해졌지만 내림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DDR3 1Gb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5월 2.72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7월 2.56달러 △9월 1.97달러 △11월 1.22달러 등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현재 가격은 작년 최고가에 비해 68%나 하락한 것이다.

D램 가격의 약세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3분기보다 40% 정도 줄어든 2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또 하이닉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에 비해 60% 정도 줄어든 4000억원 안팎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업체보다 일본ㆍ대만 업체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기술력ㆍ원가경쟁력과 고부가가치 제품(서버ㆍ모바일용 D램 등)을 바탕으로 나쁜 시황을 견디고 있는 데 비해 원가 경쟁력이 낮고 PC용 저가 D램을 많이 만드는 대만 업체들은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인 30ㆍ40나노급 공정으로 D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ㆍ대만 업체들은 50ㆍ60나노급에서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50나노급에서 40나노급으로 미세공정화를 진행하면 원가를 4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런 상황을 보여주듯 작년 4분기 대만의 대표적 D램 업체인 난야와 이노테라는 각각 -74%, -5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D램 값은 1분기 말이나 2분기에 바닥을 찍고 반등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은 최근 "D램 가격이 1분기 중에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지만 2분기 이전에는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 중 하나인 LCD패널도 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모바일ㆍIT용 LCD패널 값의 하락세가 진정된 데 비해 TV용 제품의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다.

TV용 46인치 LCD패널 값은 △작년 10월 370달러 △11월 353달러 △12월 342달러 △올해 1월 337달러 등으로 계속 추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1.5% 빠졌다.

LCD패널 가격 하락세는 한국디스플레이업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담합 과징금 부과에 따른 손실을 제외하고도 14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는 28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 부문의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지난해부터 지속된 LCD 시황 악화 추세는 3월부터는 회복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에는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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