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벤처 붐을 타고 나노 사업화를 목표로 설립된 기업 ‘나노신소재’. 이 회사는 당시 브라운관(CRT)에 들어가는 전자파 차폐 소재인 나노급 ITO(인듐틴옥사이드)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지만 국내 수요기업들의 외면으로 연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 당시 나노 기술은 일본기업과 같은 선진기업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0년. 나노신소재는 다음 달 2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투명전도성 산화물(TCO) 매출이 증가하면서 나노 전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된다. 금속에서 나노급 분말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응용제품을 만드는 이 기업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228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나노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구호와 비전에 그쳤던 나노산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다른 산업과 융합되면서 퀀텀점프(대도약)를 준비 중이다. 반도체산업의 경우 나노는 실제로 업체 생존을 좌우할 정도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30~40나노대 D램 생산을 통해 가격 급락에서도 이익을 내지만 50~60나노대에 머무른 경쟁사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태양전지나 2차전지 분야에서도 나노기술은 필수다. 실생활에서도 나노 산업은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최근에 큰 인기를 끄는 자동차용 열차단 필름은 나노기술이 접목됐다. 단순히 태양을 가리는 선탠필름과 달리 투명도를 유지하면서 열을 차단하기 때문에 나노입자를 코팅해 이를 구현했다.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에 따르면 지난 2001년 78개에 불과했던 국내 나노전문 기업 수는 지난해 말 현재 500여개사로 증가했다. 정부도 올해 나노 관련 조직을 신설하거나 확대했다. 지식경제부의 경우 나노업무를 바이오나노과에서 독립시켜 나노융합팀을 올해 신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나노 분야는 지경부에서 세라믹을 맡은 주무관이 곁다리로 맡는 형태”라며 “나노융합팀이 별도로 신설돼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조직 개편을 통해 나노정보과를 신설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교과부 측은 “아직 최종 조직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나노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나노정보과 신설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국가 R&D의 80%를 차지하는 지경부와 교과부에 모두 나노 관련 조직이 새로 신설된 셈이다.
교과부는 최근 지난 2009년 국가 R&D 예산의 2.25%에 그쳤던 나노 R&D 예산을 오는 2020년까지 4% 수준까지 확대하는 ‘제3기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희국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꾸준한 정부의 지원과 기업들의 노력이 합쳐져 이제는 열매가 열리는 단계가 됐다”며 “현시점이 이를 수확하는지, 아니면 제대로 된 과실로 못 키우는지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노는 그 산업 자체보다도 IT·자동차·조선 등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을 더욱 살찌울 수 있는 융합 매개체”라며 “융합을 이루어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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