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업황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올해도 고속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스마트패드·스마트폰 등 신규 소비자 가전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덕분이다.
19일(현지시각)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낸드 플래시 시장 규모는 총 220억달러(약 22조4060억원)로 지난해보다 18%나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 성장률이 작년 3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도 두자릿수대의 신장률을 이어가는 것이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비트그로스도 올해 무려 72%나 증가하며 193억GB에 이를 전망이다.
마이클 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아이패드를 비롯해 다양한 스마트패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낸드 플래시 시장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전통적인 수요처였던 USB·마이크로SD 등 시장은 차츰 둔화되는 반면, 스마트폰·스마트패드향 임베디드 메모리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께면 변화가 닥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증산 경쟁에 나서면서 공급 과잉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업체들이 20나노대 양산에 돌입하고 제품 인증에서 납기에 이르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올 상반기 가격 급락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이서플라이는 내년 낸드 플래시 시장이 하락세를 보인 뒤 오는 2013년이면 다시 11%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임베디드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이 과열되는 조짐이다. 미국 마이크론의 공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뉴모닉스를 인수한 뒤 삼성전자와 도시바에 이어 단숨에 시장 3위로 뛰어올랐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 ‘킹스톤테크롤러지’와 대만 ‘피슨 전자’가 낸드 플래시 합작사를 설립하며 스마트폰·스마트패드향 모바일 메모리 시장에 본격 진출키로 했다. 양사는 한국의 삼성전자를 겨냥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향후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차세대 콘트롤러 기술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아이서플라이는 진단했다.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는 60~80비트에 달하는 오차정정코드(ECC) 엔진 기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4년전만 해도 2비트 ECC 엔진이 주류였던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진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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