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간의 여정 마친 2011 다카르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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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의 자동차 경주로 불리는 다카르 랠리(Dakar Rally)는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첫날부터 시작됐다.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세네갈의 다카르까지 달린다고 해서 ‘파리-다카르 랠리’라는 명칭으로 알려졌던 이 대회는 요즘 아프리카에서 열리지 않는다. 2008년 대회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된 후, 2009년부터 남미로 무대를 옮긴 탓이다.

 그래도 지옥의 경주이기는 마찬가지. 올해 대회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출발해, 칠레의 아리카를 반환점으로 다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돌아오는 코스로, 15일간 총 9600㎞에 달하는 구간에서 펼쳐졌다. 평야, 산악지대, 사막 등의 험난한 코스에서 장기간 극한의 레이스를 치르기 때문에 출전 차량의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완주조차 할 수 없는 마라톤 랠리다.

 33회째인 올해 대회에는 승용자동차 146대, 2륜 모터사이클 183대, 트럭 68대 등 전년보다 20%가 증가한 총 430대의 경주차가 도전장을 냈다. 그 중 약 30%는 이번이 다카르 첫 경험. 참가자들은 51개국에서 모여들었고 그 중 13명은 여성이었다. 가장 어린 선수는 스무 살에 불과하고 최고령 선수는 28회째 연속 참가라는 기록을 함께 갖고 있는 69세의 일본인이다.

 승용자동차 부문에서는 폭스바겐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이 투입한 4대의 ‘레이스 투아렉3’ 경주용차는 1,2,3,6위에 올라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폭스바겐은 2010년 대회 때에도 1,2,3위를 휩쓸었으며, 2009년 대회 때에는 다카르 랠리 사상 처음으로 승용자동차 부문에서 디젤 엔진 경주차로 우승을 한 기록을 남겼다.

 역대 경주차들의 노하우를 반영해 진화한 이번 레이스 투아렉3도 최고 출력 300마력의 2.5리터 트윈터보 TD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폭스바겐은 13개로 구분된 스테이지 중에서 12개의 우승을 따냈다. 1위의 영광은 니세르 알 아티야 선수에게 돌아갔다. 카타르 출신인 그는 다카르 랠리 최초의 아랍권 우승자이기도 하다. 2위는 2009년 우승자인 지니엘 드 빌러, 3위는 2010년 우승자인 카를로스 사인츠 선수에게 돌아갔다.

 다카르 랠리에서 2007년까지 7년 연속으로 우승을 했던 미쓰비시가 2009년 대회를 마친 후 경기침체를 이유로 들어 불참을 선언한 이래 폭스바겐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는 BMW가 지원하는 독일의 X-RAID팀이었다.

 X-RAID는 올해 7대의 경주차를 내보내 다카르 랠리 사상 최대 규모의 팀을 꾸렸지만 폭스바겐의 뒤를 이어 4위와 5위, 그리고 7위를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X-RAID는 지난 해에도 4위와 5위였다. BMW X3 CC를 운전해 작년과 올해 모두 4위에 머문 스테판 페테랑 선수는 모터사이클로 다카르 랠리에 입문했고 자동차로 전향한 이후에는 미쓰비시 소속으로 2004, 2005, 2007년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에는 연속되는 사고에 발목을 잡혔다. 한편, 이 팀의 경주차 중 한 대로 기대를 모았던 미니 컨트리맨은 중간 휴식일에 테스트 주행을 하다가 사고로 탈락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탈락 직전 순위는 9위였다.

 한편, 중국의 자동차 회사인 체리와 그레이트월이 중국인 선수들을 내세워 22위와 41위, 43위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현대자동차 아르헨티나가 현지 선수들로 팀을 꾸려 3대의 싼타페를 출전시켰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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