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이 좋았던 대기업들이 직원들에게 대거 보너스를 지급한다. 일부 기업은 이미 연말에 성과급을 지급한 데 이어 이번 설에도 대규모 상여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이달 말에 직원들에게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할 계획이다. PS는 각 계열사 사업부별로 연초 수립한 이익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초과 이익의 20% 한도에서 각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이듬해 초에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임직원들이 지난달 하순에 받은 생산성격려금(PI)을 훨씬 웃도는 인센티브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PS성과급 규모가 1조원대 중반이었던 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번에는 PS 총액이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의 LG그룹 계열사는 올해 연간 정기 상여금의 일환으로 월급 기본급의 100%를 이달 말께 지급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성과급 명목으로 임직원에게 기본급의 300%를 이미 지급했다. LG화학 등 일부 계열사들도 성과급 지급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업계도 성과급을 준비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예년처럼 설 상여금으로 통상급의 50%와 함께 80만원의 귀향비를 지급한다. 현대차그룹 사내 쇼핑몰에서 쓸 수 있는 15만원 상당의 사이버 머니도 함께 제공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직원 숫자를 감안하면 약 2000억원이 성과급, 귀향비, 사이버 머니 등으로 풀리는 셈이다. GM대우는 60만원 상당의 귀성휴가비, 르노삼성차는 기본급 100%를 상여금으로 준다.
SK그룹도 지난해 그룹 매출이 사상 최고인 100조원을 넘었으며 영업이익도 5조원에 달해 보너스를 풀 계획이다.
SK그룹 계열사 직원들은 월급날인 이달 25일에 맞춰 실적에 따라 월급의 300~70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된다. 계열사 이익 규모와 사업부별 평가에 따라 성과급이 배분된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를 나와 있는 상황에서 정유사업 부문은 성과급 지급에 대해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GS그룹은 계열사별로 설 상여금 지급을 검토하고 있으며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별도 성과급 없이 귀향비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50만원씩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규모 성과급을 풀 예정인 대기업 주변에는 이를 겨냥한 영업맨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삼성그룹이 위치한 서울 강남역 부근과 삼성수원디지털시티 등지에서는 최근 자동차 영업사원과 금융업체 소속 사원들이 판촉물을 돌리고 있다. 삼성의 옛 본관인 태평로 사옥 근처 은행지점에서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나와 특판예금 등을 권유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매일경제 김대영 기자/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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