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CNT) 분야에서 세계 최다 특허를 보유한 미국 유니다임이 국내업체에 인수된다. 유니다임은 ‘CNT TV’ 개발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가 지난달 특허 공유계약(라이선스)을 전격 체결하면서 차세대 TV 양산을 겨냥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와이즈파워(대표 박기호)는 유니다임의 모회사인 미국 애로헤드리서치와 유니다임 지분 100%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18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서니베일에서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절차가 완료되면 유니다임은 와이즈파워 자회사로 편입된다. 양사는 약 2년 전부터 사업 제휴를 진행해왔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니다임이 보유한 CNT 원천기술 및 생산·응용과 관련한 모든 특허는 와이즈파워에 귀속될 전망이다.
조지 그루너 UCLA 교수가 설립한 유니다임은 CNT 관련 특허 수백건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이를 이용한 투명전극필름 상업 판매에도 성공했다. 투명전극필름은 터치스크린에서 손가락이 닿는 부분을 인식시켜주는 핵심 부품이다. 현재는 주로 인듐·주석산화물(ITO)이 사용되지만 주재료인 인듐이 비싸고 매장량이 많지 않아 이를 대체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CNT는 투명전극필름 외에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박막 태양전지·반도체 등 차세대산업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정건 리인터내셔날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유니다임이 소유한 기술들을 분석한 결과, 원천 특허에 해당하는 것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향후 CNT 기반 제품을 생산하려고 한다면 유니다임의 특허를 피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의 눈
와이즈파워가 유니다임을 인수함에 따라 지난달 삼성전자가 유니다임과 체결한 특허 관련 계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사 간 세부 계약 내용에 따라 향후 전자업체들의 CNT 특허 확보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TV로 검토 중인 ‘CNT TV’ 특허 확보 방안으로 유니다임의 특허 일부 인수 및 공유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특허는 CNT를 결합하는 데 필요한 전기장치와 관련한 몇몇 기술이다. CNT 물질구조·합성·처리공정 등에 대해서는 소유권을 이전받지 않고 특허 공유 계약만을 체결했다. CNT 결합 전기장치 특허가 일부 삼성전자로 이전됐지만, 계약상 유니다임 또한 이전된 특허에 대한 사용권은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따라서 와이즈파워는 유니다임의 특허를 이용,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외 전자업체들과 사업 제휴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와이즈파워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유니다임의 지분 일부를 타 업체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유리기판 제조업체 G사 및 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 T사와 논의 중인 사업제휴도 삼성과의 계약과 상관없이 진행할 수 있다. CNT 기반 제품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는 삼성전자와 유니다임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다임의 CNT 특허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다른 가전업체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삼성, 첨단 패키징 공급망 재편 예고…'소부장 원점 재검토'
-
2
“인력 확보는 속도전”…SK하이닉스, 패스트 트랙 채용 실시
-
3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4
삼성전자 연말 성과급, 반도체 12~16%·모바일 40~44%
-
5
TSMC, 日 구마모토 1공장 양산 가동
-
6
'위기를 기회로'…대성산업,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신사업 추진
-
7
삼성전자 “10명 중 3명 'AI 구독클럽'으로” 구매
-
8
현장실사에 보안측정, 국정공백까지…KDDX, 언제 뜰까
-
9
잇따른 수주 낭보…LG엔솔, 북미 ESS 시장 공략 박차
-
10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실시 협약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