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CIO 서베이]경영진 요구 사항-IT조직의 과제는 IT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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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조직의 과제는 ‘IT’가 아니다.”

 ‘2011 CIO 서베이’에서 나타난 IT조직의 과제는 역설적이게도 IT에서 멀어지는 것이었다. 경영진이 IT조직에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서 가장 많은 답을 차지한 것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이었다. 반면 전통적인 IT조직의 주요 현안이었던 ‘노후 정보시스템 교체 및 증설’을 꼽은 응답자는 극소수에 그쳤다.

 ◇비즈니스 지원이 최대 과제=응답자에게 우선순위가 높은 세 가지 항목을 선택하도록 한 후 전체 응답항목 중 노출빈도에 따라 산출한 바에 따르면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이 2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응답은 산업군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조사대상 10개 업종 중 화학·에너지와 기타 업종을 제외한 8개 업종의 CIO들이 경영진이 IT조직에 요구하는 1순위 과제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을 꼽았다.

 제조업계의 한 CIO는 “경영진 시각에서는 어떤 제품, 어떤 기술이 IT인프라를 구성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며 “IT를 활용해 회사의 비즈니스를 개선하는데 어떤 기여를 하는가를 눈여겨본다”고 전했다.

 뒤를 이어 중요한 과제로 꼽힌 것은 ‘업무 효율성 증대(21.5%)’였다. 앞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이 직접적으로 회사 실적 향상에 기여한다면 업무 효율성 증대는 후선에서 실적 향상을 위한 뒷받침이 되는 항목이다.

 IT조직의 영원한 짐으로 여겨지는 ‘전사 비용절감 지원’은 8.8%로 다섯 번째 과제로 올랐다. 과거처럼 경영진이 IT조직에 비용절감만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선순위에서 제외하지는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시스템 관리는 후순위=경영진이 비즈니스 개선과 업무 효율성 증대를 꾸준히 요구하는 것과 달리 기존 IT인프라를 확충하거나 교체하는 등의 ‘전산실’식 작업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우선순위로 꼽은 것 중 ‘노후 정보시스템 교체 및 증설’은 단 2.6%로 가장 작은 비중을 차지했다.

 ‘노후 정보비스템 교체 및 증설’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 ‘2010 CIO 서베이’에서는 ‘법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대응’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관리’ ‘대규모 프로젝트에 따른 변화관리’ 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맨 아래로 내려왔다.

 경영진이 시스템 관리와 증설을 IT조직이 새롭게 준비해야 할 부분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사안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법 규제 및 컴플라이언스 대응’도 2.9%로 작은 비중을 보였다. 국제회계기준(IFRS), 바젤Ⅲ, 자유무역협정(FTA) 대응 등의 현안이 적지 않지만 국내 기업 경영진은 이를 비IT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즈니스 참여도 놓고는 시각 차이=조사결과 IT조직이 비즈니스에 관여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게 드러났지만 IT조직이 비즈니스의 어느 선까지 참여해야 하는지를 놓고는 반응이 엇갈렸다.

 비즈니스와 연관된 응답항목 중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23.2%)과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지원(10.3%)’은 우선 순위에 올랐지만 ‘효과적인 고객 확장과 시장 타깃 개척(3.5%)’ ‘새로운 수익 모델 개발(3.2%)’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에 머물렀다.

 현재 경영진이 비즈니스와 관련해 IT조직에 요구하는 역할은 능동적, 선도적인 것보다는 현업 부서와 나란히 혹은 한발짝 뒤처져 협력하는 수준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아니면 경영진이 IT조직에 새로운 수익모델 개발까지 강하게 주문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지난해 가트너는 새로운 CIO의 모습으로 ‘수익창출형(Money-Making)’ CIO를 제시했다. IT를 활용해 창출한 신규 매출이 CIO를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서 수익창출형 CIO는 요원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컨설팅업계 전문가는 “국내 CIO와 IT조직 가운데 직접 수익창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경영진이 CIO와 IT조직에게 수익모델 개발을 요구할 가능성은 적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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