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및 자동차 업계는 올해 전사적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 시스템 고도화와 확대 구축(roll-out)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사업 확대와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 늘면서 회사의 현장 업무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IT조직의 가장 큰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 전기전자·자동차 업계는 ERP, SCM 외에 제품생명주기관리(PLM), 생산관리시스템(MES) 등을 신규 도입하거나 확대하여 제조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달 초 브라질 법인을 마지막으로 본사와 90여개 해외 법인·지사를 연결하는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ERP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시스템 안정화와 함께 고도화 사업 준비에 착수한다. LG전자는 ERP 활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보분석 체계를 강화하고, ERP와 모바일 오피스의 결합도 검토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제품생명주기(PLM) 확대 구축 사업도 전개한다. PLM은 통신단말기 부문에 먼저 적용된데 이어 올해 TV와 세탁기 부문 등으로 확대된다.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ERP 구축사업을 올해 완료할 계획이다. 더불어 삼성SDI는 울산 공장에 MES를 구축한다. 삼성전기는 SCM 고도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말까지 글로벌 ERP 확대 구축 사업을 마무리 짓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ERP 사업을 시작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현대차 해외법인에 이어 올 연말까지 기아차 해외법인 확대 구축 사업도 완료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연구개발(R&D) 부문에 PLM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최근 PTC코리아를 PLM 솔루션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중견 제조기업 가운데는 만도가 글로벌 ERP 확대 구축 사업을 끝낸다. 만도는 지난해 미국, 중국 쑤저우와 이달 초 중국 베이징, 톈진 사업장에 글로벌 ERP 시스템을 적용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국 하얼빈, 하반기 인도 사업장으로 확대 구축할 예정이다.
이처럼 ERP·SCM 고도화와 확대 구축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바람직한 ‘고도화’ 방향을 놓고 CIO의 고민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기업이 가진 비즈니스와 조직 특성에 맞춰 시스템 활용도를 높이고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김경호 LG전자 정보전략팀 전무는“‘고도화’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것처럼 최선의 방향과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단순히 솔루션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 아래 고도화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제조업의 정보전 분위기를 반영하듯 보안시스템 강화 사업도 올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마다 R&D 및 생산 정보를 보호하고 사내 주요 문서 유출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보안시스템 인증체계를 강화하고 문서중앙화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만도는 올해 문서중앙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고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LS전선, 삼성SDI 등도 보안시스템 강화를 올해 IT투자 계획의 우선 순위에 올려놓았다.
박병옥 만도 정보전략실 상무는 “사내 문서 보안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문서혁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며 “관리 측면뿐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문서혁신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표>주요 전기·전자·자동차 기업 2011년 IT투자 계획
※자료: CIO BIZ+ 2011, 1(각 사 취합)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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